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불교학 현황과 전망

기자명 법보신문

불교학자 4000여명 활동…불교논문 1만여편

20세기 초 세계적인 학자들 잇따라 등장
문화혁명 때 침체…70년 말부터 급성장
사상사 연구 대세…학자 협동연구 특징

 

 

▲현대 중국불교학을 주도하는 대학은 남경대와 북경대를 꼽을 수 있다. 사진은 가장 많은 불교학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남경대 전경.

 


근현대 중국불교학을 논할 때 꼭 거론돼야 할 인물이 바로 양원회이(楊文會) 거사이다. 그가 창립한 금릉각경처(金陵刻經處)는 태평천국의 난으로 인해 거의 사라졌던 경전을 다시 인쇄해 널리 보급시켰고, 또 양원회이 거사가 창립한 기원정사(祇園精舍)는 교육을 담당했으며, 불학연구회(佛學硏究會)는 불교학을 흥기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러한 양 거사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중국의 불교학은 민족주의적 성격을 지니는 ‘호국불교’가 제창됐으며, 나아가 근대시기에 대량의 지식인들에게 불교학을 통해 서구열강에 대항하고자 하는 인식을 키웠던 것이다.


근대 중국의 불교학을 논할 때, 학승으로는 타이쉬(太虛), 유엔인(圓瑛), 인순(印順), 전화(震華), 쥐짠(巨贊) 등을 꼽고, 재가학자로는 오우양징우(歐陽竟無)와 뤼청(呂징), 탕따유엔(唐大圓), 왕은양(王恩洋), 양치차오(梁啓超), 탕용통(湯用), 후스(胡適) 등을 언급하는데, 이러한 인물들이 모두 양원회이 거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근대시기에 이들 이외에도 뛰어난 승속의 학자들이 대량으로 출현하였으며, 1949년 중국인민공화국이 출범하면서 이들 학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각 성 정부의 고관과 인민대표를 담당했던 까닭에 중국의 불교학은 한차례의 전성기를 맞이하는가 싶더니, 1960~70년대에는 이른바 ‘문화대혁명’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불교학은 완전히 암흑기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불교와 관련된 거의 어떤 논문이나 저술도 출현하지 않았고, 당시 일본과 함께 세계 불교학 연구를 선도하던 중국은 완전히 그 주도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말부터 개혁개방의 바람이 불어옴에 따라 다시 대학이 열리고, 불교학 연구는 빠르게 회복되었고, 다시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오히려 불교학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박사들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불교학의 수준과 주된 연구방향은 어떠한가? 본고에서는 필자의 유학경험과 도서관 등으로부터 얻은 통계자료를 통해 그 대체적인 방향을 간략히 논하고자 한다.


근대로부터 중국의 불교학 연구는 크게 불교사, 사상 및 사상사, 문헌 및 제도와 문화 등의 세 가지 방향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우선, 불교사의 연구는 후스(胡適)을 비롯해 하버드대학을 유학한 유명한 탕용통(湯用), 전화(震華)법사, 스이루(史一如) 등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불교학 강국 발돋움


이들의 불교사의 연구는 전체적인 불교사와 선종 등의 종파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고 있어 지금도 여전히 고전으로 인정받고 인용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90년대에 다시 불교학이 부흥하면서 불교사와 관련된 새로운 저작들이 다량으로 출현했으며, 특히 왕선(王森)의 ‘서장(티베트)불교발전사략’(1987), 뤼지엔부(樓建福)의 ‘중국밀교사’(1995) 등을 비롯한 수많은 중국내 각 지역불교사의 연구저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로우위리에(樓宇烈)의 ‘근대중국불교의 특징과 평가’(1988), 까오전농(高振農)의 ‘불교문화와 근대중국’(1992) 등 근대시기의 역사에 대해서도 수많은 연구가 나타났다. 또한 허진송(何勤松)의 ‘한국불교사’(1995), 양정원(楊曾文)의 ‘일본불교사’(1995)와 같이 주변국들의 불교사와 관련된 저작들이 출현했다.


다음으로 불교 사상 및 사상사에 관련된 연구는 중국학자들이 가장 치열하게 연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범위와 내용에 있어서 폭이 넓으며, 저명한 저작들도 상당히 많아 그 예를 들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90년대 이후에 주의를 끄는 것은 선종과 관련된 연구가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홍씨우핑(洪修平)의 ‘선종사상의 형성과 발전’(1992), 판꿰이밍(潘桂明)의 ‘중국선종사상역정’(1992), 쉬샤오위에(徐小躍)의 ‘선과 노장’(1992)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주의를 끄는 것은 양화췬(楊化群)의 ‘장전인명학(藏傳因明學; 티베트불교인명학)’(1990), 쥐종린(劇宗林)의 ‘장전불교인명사략’(1994) 등과 같이 티베트불교학과 관련된 연구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개입될 수 있겠지만, 또한 중국의 불교학이 이미 상당히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불교의 문헌 및 제도와 문화 등에 관련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경전과 논서의 현대적 해석을 비롯해 역대 대장경과 관련된 연구 및 다양한 문화와 연계해 역시 그 범위가 상당히 넓게 나타난다. 문학을 비롯해 미술과 미학, 음악, 서예, 공예 등으로부터 경영관리와 사회현상 등을 불교학과 선학을 연계한 논문과 저작들이 상당히 눈에 띄고 있어 중국불교학이 응용학에 있어서도 충분히 연계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신진학자들 매년 지속적 배출


이상으로 중국불교학은 90년대 이후로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연구의 범위와 분야에 있어서 우리의 불교학보다도 더욱 폭이 넓고 또한 그 수준 역시 상당한 정도에 올라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결과에는 중국에 각 대학에 널리 퍼져있는 연구자들이 매년 상당히 많은 신진후학들을 배출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전에 중국의 ‘국학(國學)’과 관련된 홈페이지(www.guoxue. com)에서 ‘불학연구(佛學硏究)’의 항목이 있었다. 그 가운데 ‘당대불교학자(當代佛敎學者)’라고 하여 52명의 유명한 불교학자의 명단과 그 신상, 연구업적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었고, 그들의 논문 등의 연구업적을 다운받아 볼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52명 이외에 뛰어난 불교학자들이 많이 있겠지만, 중국의 불교계에서 선정한 학자들이므로 가히 대표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어 여기에서 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런쥐위(任繼愈), 라이용하이(賴永海), 방리티엔(方立天), 왕수(王素), 왕방웨이(王邦維), 예루화(業露華), 순창우(孫昌武), 리부화(李富華), 장종(張總), 허윈(何云), 양증원(楊曾文), 양홍(楊泓), 자오차오(趙超), 황시아니엔(黃夏年), 위따오루(魏道儒), 방광창(方廣), 왕즈유엔(王志遠), 지칭위(吉廣輿), 장궁(張弓), 리즈부(李志夫), 허진송(何勤松), 쉬원밍(徐文明), 꿔량지엔(郭良), 시웅완(熊琬), 씽동펑(邢東風), 왕야오(王堯), 한팅지에(韓廷杰), 우바이회이(巫白慧), 장신잉(張新應), 두지원(杜繼文), 천징부(陳景富), 천빙(陳兵), 쉬순밍(徐孫銘), 동췬(董群), 원위청(溫玉成), 왕씽꿔(王興國), 지시엔린(季林), 왕레이취안(王雷泉), 바이화원(白化文), 지앙찬텅(江燦騰), 송리따오(宋立道), 리리안(李利安), 우리민(吳立民), 마티엔상(麻天祥), 조치(周齊), 홍씨우핑(洪修平), 쉬유엔허(徐遠和), 황씬추안(黃心川), 거자오광(葛兆光), 로우위리에(樓宇烈), 반진스(樊錦詩), 판꿰이밍(潘桂明) 등이다.(2006년 자료)


이들은 모두 중견 이상의 학자들로서, 그 가운데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여전히 학술활동하고 있어 그대로 전재했다. 다만 여기에는 현재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진학자들은 배제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에 두각을 나타내는 신진학자들이 상당히 많아 그들의 인명을 제시하기에는 필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우려가 있어 생략하지만, 대체적으로 100여명의 저명한 불교학자들과 4000명의 학자들이 1만여편에 달하는 불교연구의 논문들을 발표했다.


중국의 국가도서관(res4.nlc.gov. cn)에는 최근에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을 검색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물론 여기에 누락된 학위논문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신빙할만한 자료라고 하겠다. 7년 동안 모두 308건의 박사학위논문이 검색됐는데, 그를 출신학교별로 분석하면 최근 7년 동안 가장 많은 불교학과 관련된 박사학위를 배출한 대학은 남경대(56)이고, 다음으로 북경대(41), 사천대(33), 복단대(21), 인민대(21), 중국사회과학원(17), 중산대(16) 등의 순서라고 하겠다.


이 가운데 특히 남경대의 불교학 연구가 돋보이는데, 그것은 근대로부터 서구의 학문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곳이 남경이었으며, 근대 불교학의 중심지가 바로 남경이었던 까닭도 존재한다. ‘근대불교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듣는 양원회이 거사가 창립한 금릉각경처와 그의 제자인 오우양징우(歐陽竟無)가 설립한 중국 최초의 불교대학인 ‘지나내학원(支那內學院)’이 존재했던 곳도 바로 남경으로, 당시 동남대(현 남경대와 긴밀하게 협력체제를 형성했기 때문에 그 전통이 현재에도 계승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불교학계 주도 곧 현실화


학위논문을 포함한 전체적인 중국불교학의 연구성과를 우선 지역적으로 본다면,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불교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고, 둘째로 티베트불교에 대한 연구가 그 다음을 이루며, 인도불교와 관련된 연구가 세 번째를 이룬다. 또한 내용으로 본다면, 다양한 주제와 결합시키지만, 중국 현지의 불교에 대해서는 선종과 관련된 연구가 주를 이루고, 티베트불교는 주로 겔룩파[格魯派]에 대한 연구로 치우쳐 있으며, 인도불교에 대한 것은 주로 중관학파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편중현상은 중국의 지역성과 관련이 상당히 깊다고 하겠다. 또한 연구논문에 따라 수준의 편차가 상당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아직 전체적인 중국불교학의 수준이 평균화가 되지 않았음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중국불교의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협동연구의 성과가 상당히 두드러진다고 하겠다. 중국의 저작들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도 여러 학자들의 공동연구가 많이 나타나고 있고, 개인적으로 할 수 없는 대형 연구성과를 도출함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한편으로는 사회주의의 영향이라고도 보이지만, ‘천하위공(天下爲公)’을 논했던 그들의 성향과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현재 중국의 불교학 관련 석사학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석사연구자들이 박사과정에 진학해 졸업을 기다리고 있어 이후 중국의 불교학과 관련된 박사의 수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중국불교학의 양적, 질적인 발전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부교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