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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일상과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 새해특집
  • 입력 2011.01.03 17:35
  • 수정 2011.01.03 17:53
  • 댓글 0

아미타 염불·계율 엄격…관광 돈벌이로 타락도

중국은 대륙답게 다양한 불교가 존재하고, 승려들의 생활도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이런 원고를 작성하는 것 또한 한편의 오류일 수 있음을 밝혀둔다. 대략 중국불교의 다양성과 승려들의 여러 면모, 교육, 중국 불교의 현 상황에 관해 언급코자 한다.

 

 

▲베이징 법원사 승려들이 저녁 예불을 하며 아미타불을 염하고 있다.

 


◆ 지역에 따른 수행 양상
수·당대에 경전 번역을 중심으로 여러 종파(8종)가 생기면서 중국불교가 발전·완성됐다. 당나라 말기 이후, 교종은 명맥만 유지되고 선종과 정토종만이 번성했다. 원나라와 청나라 등 이민족이 지배하며 황제들이 라마교를 숭상한데서 비롯돼 북방에서는 라마교가 적지 않다. 베이징의 옹화궁이나 티베트 사찰에는 만주족·몽골족 라마승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남방에서는 선종이 우세하다. 당나라 때부터 선종이 형성·발전하던 초기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선은 남방(특히 강서성과 호남성)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중국불교 전체적으로는 미타신앙이 주류이다. 승려들이나 신자들 대부분이 아미타불을 염한다. 현재 율종·선종 사찰이라고 해도 대부분은 아미타불 신앙이다. 선도 순수한 간화선이나 묵조선이 아닌 선과 정토를 함께 닦는 선정쌍수이다. 

 

▲강서성 영수현 진여사 승려들의 울력.

◆ 일반 사찰 예불이나 사시마지
예불은 사찰과 지역마다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총림이든 작은 사찰이든 새벽 예불이 3시30분, 4시, 5시 등 다양하다. 대략 10시~11시에 사시마지를 올리고, 점심공양도 한국과 비슷하게 11시~12시 사이다. 저녁 예불의 경우는 3시30분, 4시, 5시, 5시30분 등 각각 다른데, 천도재나 제사를 겸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 각 지역과 사찰의 예불문이 다르고, 예불하는 형식도 다르다. 그러나 어느 사찰이나 아침저녁 예불에 꼭 아미타불을 염한다. 아미타불 정근도 법당을 줄지어 걸으며 하기도 하고, 법당 밖 도량을 돌면서 염하기도 한다.


◆ 현재 출가 승려
중국은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래 모든 종교와 문화를 경외시 했다. 특히 문화 혁명기간(1966~1976)동안 사찰, 불상과 명승고적, 서예와 그림, 골동품은 ‘봉건주의·부르주아·수정주의’로 간주돼 홍위병들의 파괴대상이 되었다. 승려들은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노동자로 전락했고, 수감되기도 했으며 해외로 도피했다.

1970년대 말 종교 자유정책으로 인해 이전 승려들이 재출가했다. 현재 젊은 출가 승려는 많지만, 불교계를 이끌 40~50대 장년층 승려가 절대 부족하다. 중국 승가는 사찰을 운영하고 제자를 양성하는데 그 세월의 공백으로 인해 세대 간의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에 한 승려가 3~4곳 방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가는 자유며, 해외로 여행가거나 수행, 유학도 자유롭다.


◆ 사회주의 국가의 정진 수행자
중국 출가 승려들의 자질도 복합성을 띠고 있다. 지나치게 관광화된 사찰에 가짜 승려가 법당에 폼 잡고 앉아 있기도 하고, 진짜 승려여도 법당 안에서 윷 비슷한 것으로 사주를 봐주기도 하며, 원치 않은 축원을 해주고 금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 불교 사물을 돈벌이하는데 이용하는 사찰도 많다. 무술도량으로 알려진 소림사는 수행을 위한 무술이 아니라 상업화된지 오래됐다. 몇 년 전 소림사 암자인 이조암(2조 혜가가 수행한 곳)에서는 승려들이 뒷방에서 버젓이 판돈까지 놓고 놀음하는 모습까지 봤다. 사천성 보광사에서도 승려들이 노천 찻집에서 대낮에 마작을 하는 모습도 봤다. 빛깔만 고운 꽃이었지 향기가 풍기지 않는 도량과 승려들이 많았다.


그러나 정법대로 수행코자 정진하는 승려도 많다. 예전에 석상사(석상초원 도량)에 갔을 때의 일이다. 객당(客堂)에 들어가 사찰 연혁을 하나 달라고 했는데, 노스님이 머물던 방에서는 아마타불 염불소리가 새어나왔다. 노스님은 사찰 안내장을 찾으면서도 염불소리에 맞춰 따라하셨다. 구강 능인사에 참배하러 갔을 때도 매표소를 지키던 스님은 아미타불 염불을 틀어놓고 염불하며 점심공양을 하던 모습이 잊혀 지지 않는다.


황매 오조사 객실의 시자스님은 20대 초반인데도 끊임없이 염주를 돌리며 진언을 염하였고, 누더기 승복을 입은 한 승려가 법당을 돌며 몇 시간동안 염불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또 황매 사조사 선방에서는 방선한 시간인데도 한 젊은 승려가 홀로 선정에 들어 진지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계로서 스승을 삼는다’ 글이 걸린 정업사.

 


◆ 계율
중국에도 대처승이 존재하지만 청정승려가 대부분이다. 내가 느끼고 본 중국 승려들은 계율 면에서 엄격한 편이다. 중국 승려들이 머무는 사찰이나 방에 ‘이계위사(以戒爲師, 계로서 스승을 삼는다)’ 문구가 쓰인 구절을 많이 보았는데, 그만큼 계율을 염두에 둔다는 사실이다. 중국 여행 내내 비단이나 모시옷을 입은 승려를 본적이 없었고, 신발도 천으로 된 것이 아니면 신지 않았다.


중국은 국내도 보통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기내 식사가 제공된다.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인데, 스튜어디스들이 내게는 음식을 주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왜 식사를 주지 않느냐”고 했더니, 승복 차림인 내게 채식으로 된 음식을 별도로 준비해 가져다주었다. 또 중국서 한 달쯤 지나 한국인과 음식점에 들어갔다. 잠시 후 한 직원이 와서 인솔자에게 ‘음식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데, 야채 재료가 없다’며 걱정이었다.  


◆ 스승에 대한 예우
중국의 큰 도량을 지닌 사찰들은 대체로 조사전이 있다. 조사전에는 종파의 종조나 사찰을 창건한 스님, 혹은 역대에 상주했던 방장을 모신다. 특히 선종 사찰에는 조사전이 반드시 있는데, 사찰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사찰은 초조달마에서부터 육조혜능까지 모시기도 하고, 어떤 곳은 달마와 혜능만 모시기도 한다. 또한 백장·마조를 함께 모셔놓는 곳도 있다. 입적한지 얼마 안 된 스님들의 진영이나 위패를 모시고, 매일 음식과 차 공양을 올리는 사찰도 있다.


◆ 승려들의 교육
중국은 승려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곳을 불학원(佛學院)이라고 칭한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강원인데, 전국 각 지역마다 비구·비구니 불학원이 있다. 교육은 대체로 3년이지만, 4년 혹은 6년인 곳도 있다.


하북성 석가장에 위치한 백림사는 당나라 조주선사가 머물던 곳인데, 선방과 강원을 겸한 총림이다. 이곳의 선풍은 중국에서도 유명하며 정혜(淨慧) 스님이 머물던 곳이다. 정혜는 허운화상의 제자로서 문화혁명기간 동안 북경, 광동, 호북 등지로 다니며 노동을 하다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불교운동을 일으켰다. 그는 생활선을 주장하며 백림사와 임제사에 불교개혁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호북성 황매현 사조사로 옮겨갔다. 


이곳 승려들의 생활은 새벽 4시 반부터 예불을 시작으로 6시에 끝난다. 능엄주와 신묘장구대다라니·대비주를 염하고, 예불 중간에 관음정근을 한다. 6시에 사부대중이 함께 아침 공양을 한다. 불학원은 오전 8시~11시 수업, 11시 점심공양, 14시~16시 수업, 16시 30분~17시30분에 저녁 예불을 한다. 요일마다 수업이 다르고, 강의 과목은 고대한문·계율·중국불교사·티베트 불교·일반철학·붓글씨·세계사·대승기신론을 비롯한 대승경전을 공부한다. 주말쯤 오전이나 오후는 운력하고, 일요일은 휴강이다.


베이징 법원사(法源寺)는 1956년 처음 문을 열었다가 문화혁명으로 폐쇄, 다시 1980년에 불학원이 개설됐다. 중국 최고의 불학원으로 정식 학력이 인정된 불교 전문학교이다. 이 불학원에는 본과 과정 1개반, 전문연수반 2개반에서 100여명의 승려들이 공부한다.


수업기간은 4년제로, 2년은 인도 불교사·중국불교사·불교음악·중국불교문헌학·범어·티베트어·붓글씨 등 불교학과 교양과목을 함께 공부한다. 2년은 전문 과정으로 각 종파의 교리와 주변 불교국가의 불교사를 공부한다. 또 불교의 현대화를 위해 시사정치·서양철학사·세계사·도서관학·영어·일어 등도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산서성 문수도량인 오대산에 있는 보수사(普壽寺)는 비구니 불학원으로 300여명 정도가 상주한다. 이 보수사는 화엄종 계통의 사찰로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율원을 겸한 곳으로 저녁공양은 하지 않는다.

 

 

▲포행 중인 아육왕사 승려들.

 


◆ 안거기간 중 참선
근대의 중국 승려들 중에는 무문관 수행하는 승려들이 많았다. 무문관 수행은 참선만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오로지 몇 년간 경전만 보는 승려들도 있었다. 현재도 오로지 ‘화엄경’이나 ‘능엄경’ 등을 공부하며, 경전을 독송하는 안거도량이 있었다. 베이징 중심가에 위치한 천녕사 도량은 비구니가 상주하는데, 안거기간 동안 오로지 ‘화엄경’을 공부하고 독송하였다. 


◆ 비구와 비구니 도량
중국 사찰도 총림 형태의 큰 도량은 비구들이 상주한다. 어느 한 지역의 사찰 분포도를 보아도 비구니 도량은 비구 도량에 비해 10%도 되지 않고, 환경도 열악한 편이다. 최근에는 베이징이나 사천성 성도 등 대도시에 비구니 도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동국대 강사 정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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