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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비왕 본생 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생명 보시해 비둘기 살린 전생 부처님

 

▲2~3세기, 간다라, 영국박물관 소장.

 


먼 옛날 전생에 부처님은 큰 나라 왕이 되었는데 이름이 시비(尸毘)였다. 시비왕의 보시 이야기는 초기 불교미술에서 즐겨 표현하던 주제였는데,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 중인 고려시대의 보협인탑에도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시비왕에게 어느 날 한 사건이 일어났다. 시비왕의 보시에 대한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 제석천은 매로 변장하고 변방의 왕은 비둘기로 변해서 시비왕을 찾았다. 매가 말했다.


“그것은 내 밥인데 왕 곁에 와 있습니다. 빨리 내게 돌려주십시오. 나는 매우 굶주려 있습니다.”
이에 시비왕이 말하기를 “내 본래의 서원은 일체 중생을 제도하는 일이다. 이것은 내게 와서 의지했으니 나는 결코 너에게 주지 않으리라.”


시비왕은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가 자기의 다리 살을 베어 그것을 매에게 주고 비둘기 목숨과 바꾸고자 했다.
“왕은 시주가 되어 일체를 평등하게 봅니다. 내 비록 조그만 새이지만 이치에는 치우침이 없습니다. 만일 그 살로 이 비둘기와 바꾸려고 한다면 저울질을 해 저울추가 평행이 되게 해야 합니다.”


시비왕은 칼로 다리살을 다 베어냈지만 비둘기보다 가벼웠다. 온 몸의 살을 다 베어도 마찬가지였고 왕의 몸을 저울판에 놓자 그때서야 저울추가 평행이 되었다. 시비왕은 화면 왼쪽의 일산 아래 앉아 있는데 여인의 부축을 받은 채 왼쪽 정강이의 살을 남자가 도려내게 하고 있다. 왕의 오른쪽 다리 근처에는 매에 쫓겨 온 비둘기가 앉아 있다. 중앙에는 저울추를 들고 있는 인물이 있고 머리 근처에는 비둘기를 쫓아오는 매가 표현되었으나 표면이 파손되고 흔적만 남았다.


▲유근자 연구원
저울을 든 사람 왼편에는 높은 보관을 쓰고 왼손에 금강저를 들고 있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시비왕의 보시하는 마음을 시험하는 제석천이다. 제석천은 매와 사람 모습으로 두 번 등장하고 있다.
보시를 행하는 전생의 부처님인 시비왕의 자비행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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