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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의 새 주지사인 공화당 소속의 로버트 벤틀리 주지사가 종교편향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벤틀리 주지사는 지난 18일 열린 취임식 직후 한 교회 행사에 참석해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형제자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벤틀리 주지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형제자매로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형제자매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비기독교 신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벤틀리 주지사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 직후 앨라배마주의 이슬람과 유대교 단체 등 종교 단체를 비롯해 무신론자권리보호단체 등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리차드 프리드먼 버밍햄 유대인연대 사무국장은 “벤틀리 주지사가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믿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긴 하지만 선출된 공무원이 공적인 활동자리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발언하는 것은 그 신념을 공유하지 않는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힌두교미국재단과 버밍햄이슬람학회 등도 벤틀리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매우 불쾌하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 “그가 재임 기간 동안 비기독교 신자들을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대할지 의심스럽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벤틀리 주지사는 20일 성명을 통해 “취임식에서 밝힌바 대로 어떠한 차별도 없이 모든 앨라배마 주민들을 위한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