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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결집의 동기(動機)

기자명 법보신문

결집은 佛法 왜곡을 막기 위한 방편
율장까지 따지려 드는 건 무서운 죄

믿는 마음이 튼튼하지 않으면 이것저것 따지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때론 이런 마음이 참으로 무서운 생각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가령 이런 저런 망상분별에 그치면 다행이지만 이것이 부처님의 말씀과 율장까지 믿지 못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면 무서운 일이다. 바로 율장 결집을 믿지 못하는 것이 무서운 죄의 시작이다. 제1결집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지 38년 되던 해에 마갈타국 왕사성의 빈비사라 왕의 공양을 받으시면서 한 예언에서 비롯됐다.


왕이 올린 공양을 다 잡수신 후에 라훌라가 부처님의 발우를 받아 씻다가 땅에 떨어뜨려 다섯 조각으로 깨어져 버렸다. 이 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예언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 비구들이 나의 율법을 오부(五部)로 나눠 부파를 만들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부처님이 열반하시던 그 해 하안거를 마친 다음, 교단의 기강확립과 남기신 법 보호를 위하여 아사세왕의 후원으로 가섭 존자가 주관이 되어 왕사성의 필발라 굴에서 500비구가 모인 가운데 아난은 장경을, 우바리는 율장을, 각각 송출(誦出 : 대중들 앞에서 알고 있는 것을 외운 것을 대중이 인정한다) 했다. 이것이 제1결집이었고 흔히 500결집 혹은 왕사성결집이라고도 부른다.


제1결집의 동기를 살펴보면 당시에 부처님의 열반을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열반이 어떻게 그렇게 빠르신가’고 하면서 통곡을 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상대에게 바르게 일러주지 못하는 천박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부처님 때에 그 대표적인 비구는 발난타비구이다. 이렇게 울부짖는 동료들의 모습을 본 발난타비구가 “당신들은 서러워하지 말라. 부처님 못지않은 비구가 있다. 그곳에 가서 지도를 받으면 되지 않는가? 우리는 이제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어졌으니,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본 가섭은 유법(遺法)의 소멸을 우려하여 결집을 서두르게 된 것이다. 이때의 결집이란? 문자의 기록이 아니고 다만 대중들이 모여 그 중 한사람의 기억에 의하여 외우면 대중들이 묵인하면 된다, 이때 지계제일 우바리 존자를 근집(近執)이라 번역했는데, 싯다르타의 시관(侍官)이었기 때문이다. 한 여름에 80번을 외웠으므로 ‘80송’이라고 하다가 그 후에 십송율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0여년 사이에 5명의 제자가 서로에게 이 율을 전하였다. 초조(初祖) 가섭에 이어 2조 아난, 3조 말전저카(末田底迦), 4조 상나화수존자, 5조 우파국다 존자까지는 획일적으로 전수 되어 왔다. 그러나 우파국다의 제자인 담무득, 살파다, 가섭유, 미사색, 파차부다 등 5비구가 각각 자신들이 들은 대로 송출하여 그것이 곧 부처님의 정통이라고 주장하다가 5부율(五部律)로 난립하게 되었다. 제1결집은 이렇게 어려움 속에 이루어 졌다.


▲철우 스님
옛날 스님들은 율을 모르고는 공부를 한다 생각하지 않았다. 율이 온전하게 지켜진다 생각 되었을 때 비로소 경학과 참선을 시작했는데, 지금 우리의 공부방법이 제대로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내가 어릴 적 강원을 졸업하고 율원에서 공부를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은사 스님은 나에게 격려의 편지를 써서 보내주시곤 했다. 만약 그렇게 공부하는 것이 부당했다면 은사 스님이 그렇게 하셨을까?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이기에 그러신 것이라 믿는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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