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그를 키운 건 불교와 선이었다
스티브 잡스, 그를 키운 건 불교와 선이었다
  • 남수연 기자
  • 승인 2011.02.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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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선수행 접해…한때 출가 희망하기도
넥스트 창업 스님 조언…“경영능력 원천은 불교”
▲스티브 잡스

애플사의 최고경영자이자 최근 병세 악화로 시한부설까지 불러오며 세계적인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스티브 잡스. 최근 열린 애플사의 2011년 주주총회에까지 불참하면서 그의 건강 악화설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서도 스티브 잡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이 지난 2월22일 ‘스티브 잡스 i Mind’의 저자 김범진 명상코칭가를 초청, ‘통찰력의 비밀, 스티브 잡스와 선(禪)’을 주제로 진행한 특강을 계기로 ‘불교신자 스티브 잡스’를 넘어서 ‘선 수행자 스티브 잡스’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1955년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입양돼 스티브 잡스라는 지금의 이름을 얻었고 그를 키워준 양부모를 평생의 유일한 부모로 여겼다. 1960년대 히피문화와 미국 선불교 열풍의 중심지였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장한 스티브 잡스는 당시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히피 문화와 선불교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좀 더 깊이 있게 불교를 접하기 위해 인도 순례를 감행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초감 트룽파의 마음공부’ ‘행복한 명상’ ‘스즈키 선사의 선심초심’ 등 불교서적을 읽으며 선의 세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도 여행 후 로스알토스에 있는 하이쿠선원에서 선 수행을 시작, 그곳에서 평생의 멘토가 되어준 코분치노(1938~2002) 스님을 만나 선수행에 더욱 깊이 빠져 들었다.


1976년 애플사를 설립하고 얼마 후 회사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스티브 잡스는 코분치노 스님을 찾아가 “일본으로 가서 출가해 스님이 되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고민을 털어 놓기도 했다. 코분치노 스님의 설득으로 그의 출가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후 애플사가 자리를 잡고 그가 세계에서 가장 부자 젊은이의 대열에 들어선 후에도 불교의 가르침과 선수행에 대한 그의 실천은 변함없이 지속되었다.


애플사를 나와 넥스트라는 회사를 창업했을 때에도 코분치노 스님을 회사의 공식적인 조언자로 영입했고 1991년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만 초청한 가운데 열린 로렌파월과의 결혼식에서는 스님에게 주례를 부탁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경영을 거론할 때면 강조하는 직관과 고정관념에서의 탈피는 모두 선수행과 불교적 사고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심지어는 직설적이고 파격적이기도 한 그의 어법 역시 선사들의 선문답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사로 복귀한 후 선보인 아이팟을 비롯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도 군더더기를 벗어버리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선의 정신에서 비롯된다는 평가다.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미산 스님은 ‘스티브잡스 iMind’에 수록한 추천의 글을 통해 “단순함 속의 섬세한 연결을 직관적 통찰로 이끌어내는 잡스의 정신은 선불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정의 한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방황하는 젊은 시절을 거쳐 창업과 퇴출, 방황과 복귀, 투병과 재기라는 골 깊은 삶의 궤적을 보여준 스티브 잡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을 되뇌인다는 그가 다시 한 번 인생의 위기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인들과 더불어 불교신자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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