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0일 폐회한 조계종 임시중앙종회는 여느 때와 달리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초·재선을 비롯해 다선 의원까지 상정된 종법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따졌다. 또 상정된 모든 안건을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며 밤 10시까지 회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그 동안 문서로 대체하던 총무원에 대한 종책 질의 관행도 바뀌었다. 종회의원들은 집행부의 잘못된 종책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모처럼 중앙종회가 종단의 대의기구라는 위상에 걸맞는 활동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종회에서도 일부 종회의원들의 격에 맞지 않는 돌출행동은 여전히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본회의장에서 의원 상호간에 고성을 지르고, 분을 참지 못한 듯 회의장 밖으로까지 나가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종회의원은 일방적인 자기주장만을 내쏟다가 발언권을 빼앗기자 종회의장을 향해 삿대질까지 했다. 심지어 “종회의장이 너무 한다”고 고성을 지르다 동료의원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가는 행태까지 보였다.
보다 못한 한 동료의원이 “앞으로 본회의장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스님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며 “최소한 1회에 걸쳐 종회에 참석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앙종회는 종도들을 대표해 종법을 제·개정하고 총무원 집행부의 독단을 막는 감시역할을 하는 유일한 대의기구이다. 아울러 종회의원은 부처님이 제정한 율법을 현대에 맞게 적용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대판 율사’로까지 불린다.
그럼에도 본회의 도중에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다고 화를 참지 못해 상대 의원에게 막말을 하고 회의장에서 소란을 일으킨다면 세간의 정치판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이는 종회의원로서의 자격 이전에 출가자로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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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