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싯닷타 태자의 관욕(灌浴)
9. 싯닷타 태자의 관욕(灌浴)
  • 법보신문
  • 승인 2011.03.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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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들이 태자의 머리에 두 줄기 물 흘려

 

▲Barikot 출토, 간다라, 1~2세기, Peshawar Museum, Pakistan

 

 

부처님은 태어나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나는 천상과 천하를 구원해 건지고,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고귀한 이가 되며, 나고 죽는 고통을 끊고 일체 중생들을 언제나 편안케 하리라”(‘보요경’)고 하셨다. 탄생게(誕生偈)에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불교 이념이 잘 담겨 있다.


우리나라 부처님 오신 날의 가장 큰 의식은 아기 부처님의 머리 위에 물을 부어 목욕시키는 관욕식이다. 불전 경전에는 탄생게를 외친 다음 “사천왕은 곧 하늘의 비단으로 태자의 몸을 감싸 보배에 놓았다. 그러자 제석천이 손에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왔다. 또 대범천왕도 흰 불자(拂子)를 가지고 좌우에 모시고 섰으며, 난타 용왕과 우바난타 용왕이 공중에서 깨끗한 물을 뿌리는데, 한 줄기는 따스하게, 한 줄기는 시원하게 해 태자의 몸에 부었다. 태자의 몸은 황금 빛깔에 서른 두가지 모습이 나타나 있었고, 큰 광명으로 널리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과거현재인과경’)고 한다.


간다라의 불전도에 등장하는 관욕 장면의 태자는 사자 다리로 된 평상 위에 나신(裸身)으로 두 손을 아래로 내리고 서 있다. 우리나라의 탄생불처럼 한 손은 위로, 한 손은 아래로 하는 천지인(天地人) 수인을 한 것과는 다른 자세이다. 태자의 두 팔을 잡고 있는 두 명의 여인은 카필라 성의 궁녀들로 생각된다. 보배 일산(日傘) 아래에 서 있는 태자의 머리 위로는 제석천과 범천이 따뜻한 물과 시원한 물이 든 항아리에서 쏟아 붓는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이것은 ‘보요경’의 ‘제석천과 범천이 홀연히 내려와서 여러 향수로 보살을 목욕시켰다’고 하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간다라 ‘관욕’ 장면은 ‘보요경’의 내용처럼 제석천과 범천이 태자를 목욕시키는 도상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중인도의 마투라 지역에서는 ‘관욕’ 장면에 두 마리의 용이 등장해 태자를 목욕시키고 있다.

 

▲유근자 박사
우리나라에도 범천과 제석천이 태자를 목욕시켰다는 이야기보다는 아홉 마리의 용들이 입에서 물을 품어 목욕시켰다는 ‘구룡토수(九龍吐水)’ 전승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유근자 박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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