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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싯다르타 태자의 관상을 보는 아시따 선인

기자명 법보신문

태자의 앞날에 쏠린 초미의 관심

 

▲ 2~3세기, Peshawar Museum, Pakistan

 


인도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선인(仙人)으로 하여금 아이의 타고난 외모를 살펴 앞으로 전개될 아이의 운명을 살피는 관상법이 있었다. 아버지 숫도다나왕은 싯다르타 태자를 당시 유명한 아시따(Asita) 선인에게 보여, 태자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물었다. 이 주제는 간다라에서 즐겨 표현되는 불전 장면의 하나로 ‘싯다르타 태자의 관상(觀相)을 보는 아시따 선인’이다.


숫도다나왕의 스승이었던 아시따 선인은 싯다르타 태자의 상호를 살피다가 눈물을 흘렸다. 깜짝 놀란 숫도다나왕이 그 이유를 묻자 “왕자님은 가장 높은 분, 인간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입니다. 왕자님은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베풀고, 많은 사람을 연민해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릴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수명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 그분의 가르침을 듣지 못할 것입니다. 이 사실 때문에 슬퍼서 웁니다.”라고 말했다.


간다라의 ‘태자의 관상을 보는 아시따 선인’은 오른쪽부터 이모 마하빠자빠띠(Mahāpajāpatī, 大愛道, 大愛道), 아버지 숫도다나왕, 싯다르타 태자를 아시따 선인에게 건네는 여인, 아이를 안고 있는 아시따 선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쪽의 사다리꼴과 타원형은 카삘라성을 상징하고, 숫도다나왕 옆의 여성에 대해서는 어머니 마야왕비라고 보는 학자도 있으나, 아이를 낳은 지 7일만에 그녀는 죽어서 도리천에 올라갔기 때문에 이 인물은 이모인 마하빠자빠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궁전으로 돌아온 것은 생후 7일 이후의 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근자 박사
태자를 무릎에 앉히고 관상을 보고 있는 아시따 선인은 오른손을 뺨에 대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부처님의 탄생을 보지 못할 것을 상심하는 모습으로 이해된다. 숫도다나왕과 마하빠자빠띠의 시선은 아시따 선인의 입을 향해 있다. 출가해 불도(佛道)를 이룰 것이라는 아시따 선인의 예언은, 왕위를 이어받기를 바라는 숫도다나왕에게 또 다른 근심을 안겨주는 것이었으리라.


유근자 박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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