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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 스님 [중]

기자명 법보신문

‘임제록’은 동서고금에 제1 진서

 

▲서옹 스님의 법문 모습.

 

 

“‘임제록’은 예로부터 선서(禪書) 중의 왕이라고 존중을 받은 어록이며, 이것은 인간의 근원적 주체성을 명백히 밝히고 자유자재로 행동하는 차별 없는 참사람을 설파하여 동서고금을 통해 제일 귀중한 진서이다.”


서옹 스님은 당나라 선승 임제의현의 설법을 제자 삼성혜연이 편집한 ‘임제록’을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소중한 책으로 평가했다. 선종의 일파인 임제종의 기본이 되는 책일 뿐만 아니라, 실천적 선의 진수를 설파한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임제록’은 임제종의 시조가 된 임제의현의 상당법어를 비롯해 대중설법, 스승과 제자간의 문답을 담은 감변(勘辨), 행장 기록, 석탑에 각기한 탑기(塔記)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선을 현대시대에 맞게 참사람운동으로 승화시킨 서옹 스님은 이 ‘임제록’을 일러 “인간의 근본, 참모습을 완전히 개발해서 그 자리에서 자유자재하게 활동하는 것을 완전히 해결하도록 하기 때문에 인류 역사상 제일가는 서적”이라고 극찬했다. 때문에 언제나 ‘임제록’을 가까이 두고 펼쳐보는 것은 물론, 제자들에게도 선어록 보기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1974년 스스로 이 책을 번역해 내놓기도 했다.


스님이 이토록 극찬한 ‘임제록’과 함께 평생을 두고 보아온 또 하나의 책이 ‘벽암록’이다. ‘벽암록’은 운문종과 임제종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선종의 5가 중 운문종의 제4조 설두중현이 ‘경덕전등록’에 실린 1700공안 중 학인의 선 공부에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 100칙을 선별하고, 각 칙마다 종지를 드러내 알리는 운문의 송고를 달았다. 그리고 내용 뿐만 아니라 시(詩)적 격조가 빼어나 널리 애송되었던 이 100개의 공안 각 칙마다 임제종 제11조 원오극근이 수시(垂示)·착어(著語)·평창(評唱)을 달았고, 이것이 ‘벽암록’이 되었다.


서옹 스님은 1980년대 중반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임제록’과 ‘벽암록’ 등 선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이 책들을 아끼고 즐겨봤다. 그러면서도 ‘벽암록’에 대해 “인류 역사상 최고지만 제일 어렵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스님은 수많은 책의 머리말을 쓰며 책 읽기를 권하기도 했다. 일례로 보련각에서 ‘한국불교대사전’을 발간할 때는 권두언에서 “그 공덕을 가히 말로 다할 수 없고 또한 우리 불교학계에 하나의 큰 기쁜 소식”이라고 반겼다. 또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붓다의 사상은 무엇인가, 대·소승 불교는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어떻게 다른가 등 불교의 기초적인 상식과 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해 놓은 김종명의 ‘불교의 실상과 역사’ 서언에서는 “교리나 선지에 해박하고 수승하여 이 말법에 그 공덕이 가히 칭량할 수 없이 큰지라 이 책자가 불교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남이 될만하다”고 극찬하며 불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스님은 그만큼 옛 조사들의 말씀은 물론, 오늘날 현대인들의 근기에 맞는 불서보급의 필요성을 깊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선 수행에 있어서 이론과 실참을 쉬지 않았던 스님에게 책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일체종지 가운데 선의 종지종통, 특히 조사선의 창도(唱導)를 위한 방편이었다. 더불어 세상의 흐름과 중생의 삶을 간접적으로 살피고 구제를 위한 방편을 찾는 지도와 같은 것이기도 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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