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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욕심이 과하면 없는 것만 못해

기자명 법보신문

땅으로 굴러 떨어진 욕심꾸러기 정생왕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정생왕(頂生王)은 아버지의 정수리에서 태어난 임금이었습니다. 정생왕이라는 이름도 정수리에서 태어난 왕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왕은 아주아주 욕심꾸러기였습니다. 그는 수미산 둘레의 4주세계를 거느린 전륜성왕이었습니다. 그의 국토는 기름지고 좋았습니다. 백성들도 모두 착한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생왕의 욕심에는 차지 않았습니다. 그는 욕심이 날 때마다 눈을 깜빡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내 궁전을 칠보로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하고 눈을 깜빡깜빡했습니다. 그러자 이레 동안 칠보의 비가 내려 궁궐 안을 꽉꽉 채워주었습니다. 그래도 왕의 욕심에는 차지 않았습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불만족이야. 사왕천의 영화는 누려야지.”
그 말을 하며 눈을 깜빡깜빡했습니다. 그러자 정생왕은 금방 사왕천의 왕이 되어 천왕의 옥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전날까지 우러러보던 사왕천 동주의 왕인 지국천왕, 남주의 증장천왕, 서주의 광목천왕, 북주를 지키는 다문천왕이 달려와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우리의 왕이 되신 정생천왕님 우리를 굽어보소서.”


정생왕은 사왕천에서 얼마 동안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눈을 깜빡깜빡, 또 욕심이 났습니다.
‘사왕천의 왕으로는 부족해 목숨이 길다는 도리천에 가서 살아야겠어. 보배 궁전이 서른셋이나 된다던데?’
눈을 깜빡였습니다. 그러자 도리천궁 정전인 선법당 옥좌에 앉았던 도리천왕 제석이 “여기 와서 우리 둘이 앉읍시다. 정생대왕님”하고 옆 자리를 비워주었습니다. 욕심꾸러기 정생왕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그 자리에 가서 털썩 앉았습니다.


정생왕은 이제 제석과 똑같은 풍채와 위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석처럼 몸에서 광명이 났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가서 닿게 되는 신족통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눈을 깜빡이는 버릇만은 그대로였습니다.
“정생대왕님 이 도리천의 절반은 대왕의 것입니다. 도리천을 한 바퀴 돌아볼까요?”


제석이 앞을 이끌었습니다. 푸른 유리를 두른 선법당을 나온 두 임금은 신족통을 써서 쉽게 도리천을 돌았습니다. 궁전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크고 화려했습니다. 여러 동산을 돌았습니다. 하늘 꽃이 곱고, 새 울음도 하늘음성이었습니다. 나무의 왕 주도나무를 쳐다보았습니다. 둘레가 크기도 하지만 높이가 아득했습니다.


돌아와 옥좌에 앉은 정생왕은 다시 생각했습니다.
‘도리천은 살만한 곳이다. 그러나 이거 절반을 갖고는 부족해.’
눈을 깜빡깜빡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생왕은 도리천에서 몇 십만 리 지상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신통력과 지녔던 보물은 없었습니다. 지닌 것은 부러진 팔다리와 상처투성이가 된 몸뚱이였습니다. 지상에서 같이 살던 가족이 모였습니다.


▲신현득
“욕심이 과하면 이 꼴이 된다.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라.”
그 말을 남기고 왕은 숨을 거두었습니다.


출처:아함부 정생왕 고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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