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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님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답하는 암만 스님. 열 일곱 살인 암만 스님은 3년 전 출가했다. 잔스키르 출신인 암만 스님은 1, 2주에 한 번씩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이렇게 외출을 한다. 노스님들의 출타에 동행하거나 다른 사원에서 열리는 큰 법회에 참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도원 밖을 나설 일이 없는 촘마들에게 장보기는 즐거운 나들이다.
암만 스님은 형제가 여섯이나 되는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집에 찾아온 스님께 인사를 시켰고 그 후 스님을 따라 수도원에 오게 됐다. 스님이 되는 것이 싫지 않았고 지금 수도원에서의 생활도 즐겁다.
출가한 후에도 몇 번 집에 다녀오긴 했지만 집보다는 수도원이 더 좋다. 집에서는 마음껏 할 수 없었던 공부를 수도원에서는 매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도 좋고 역사 공부도 즐겁다. 하지만 무엇보다 즐거운 일은 노스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암만 스님의 꿈도 수도원의 다른 노스님들처럼 이야기를 많이 아는, 행복한 얼굴의 스님이 되는 것이다.
노스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란 어떤 것인지 궁금해 물었더니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 만나면 이야기 해 주겠다”고 말한다. 그냥 지나가는 인사말이 아니다. 진심이 묻어난다.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문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시 만난다면 암만 스님은 수승한 수행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어린 촘마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의 아름다움과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스님 말이다. 그때 다시 만나게 된다면 기꺼이 스님께 법문을 청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