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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결제] “죽음 각오로 화두 참구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 집중취재
  • 입력 2011.05.16 12:35
  • 수정 2011.05.17 09:52
  • 댓글 0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하안거 결제법어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불기 2555(2011)년 5월17일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전국 수행납자의 용맹정진을 당부하는 법어를 내렸다.


법전 스님은 5월16일 발표된 법어에서 조산본적 선사와 한 납자와의 문답에서 나온 ‘사묘아두(死猫兒頭,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라는 화두를 예로 들며 “공부하는 납자들은 모든 분별의 근거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법전 스님은 “조산본적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이라고 했다”며 “이것은 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지만 여기에 대해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두 가지 길을 모조리 차단해 모든 분별의 근거를 빼앗을 목적으로 설정한 화두”라고 강조했다. 즉 사묘아두라는 공안은 죽은 고양이를 화두로 삼아 많은 공부인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도록 만든 것이라고 법전 스님은 설명했다.


따라서 법전 스님은 “공부하는 납자들은 가장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인데 어째서 (조산본적 선사가) 가장 비싸다고 했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며 “죽음을 각오로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선방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용맹심으로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하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이번 하안거 결제에는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200여명의 수좌들이 방부를 들였으며 일반 사찰 스님과 신도들도 함께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다음은 법전 스님의 하안거 결제 법어 전문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조산본적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엇입니까?”
“사묘아두死猫兒頭이니라.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다.”
“무엇 때문에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 가장 비쌉니까?”


이 화두에 등장하는 ‘사묘아두死猫兒頭’란 죽은 고양이 두개골을 말합니다. 이것은 귀하다고 하거나 천하다고 하는 대립의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 해답을 찾게 하고자 하는 공부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지만 여기에 대하여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두 가지 길을 모조리 차단하여 다른 모든 분별의 근거를 빼앗을 목적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선지식들은 죄 없는 고양이를 유인하여 마른 우물에 빠뜨리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납자들을 절체절명의 궁지로 몰아넣어야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바둥거리듯이 생사에서 벗어날 공부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남전南泉 선사는 고양이를 두 동강 냈고 조산 선사는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을 말했지만 이는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인 것과 구지俱胝 선사가 엄지를  들어 보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관음보살이 펴는 천개의 팔이나 구지 선사가 세운 한 개의 손가락도 알고 보면 매 한가지인 것입니다.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묘아두死猫兒頭 공안은 죽은 고양이를 화두로 삼아 많은 공부인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인데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선방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용맹심으로 구순九旬 하안거 동안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졸객무졸주卒客無卒主하니
의가불의진宜假不宜眞이로다
갑자기 찾아 온 객을 잘 대접할 주인이 없으니
가짜를 내놓을 것이지 진짜를 보여줄 일은 아니로다.


2555(2011) 하안거 결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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