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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수행자 24시] 다라니 100만념 결사 정연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나눔 실천하는 깨어있는 불자 양성”

1000일간 매일 1000독·16시간 가행정진


▲정연 스님은 “단 1독을 하더라도 깨어있는 수행자를 만드는 것이 결사정진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관음대참회도량 나주 덕룡산 불회사가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결사정진도량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매일 1000독씩 벌써 1년째 이어가고 있으니 ‘결사정진도량’이라는 용어가 결코 무색하지 않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불회사 주지 정연 스님이 있다.


불회사는 지난해 5월28일 ‘대다라니 100만념 정진결사’를 입제했다. 1000일간 매일 1000독씩 천수다라니를 염송해 100만념을 달성하는 것이 정진결사의 내용이다. 정진시간은 새벽 2~6시, 오전 8~12시, 오후 2~6시, 저녁 7~11시 하루 4차례. 하루 1000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16시간의 정진시간에 빠짐없이 동참해야 한다. 다라니 1편을 염송하는데 1분씩 잡아도 16시간40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연 스님은 결사정진을 시작한 후 단 한 차례도 정진시간을 놓친 적이 없다. 평균 수면시간 2시간30분, 공양시간과 잠깐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대부분을 대다라니 정진에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정진. 그러나 스님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이전과 비교해 더 건강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정진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1000일 결사정진은 ‘도량은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하는 곳’이라는 정연 스님의 평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천수다라니도 사부대중 누구에게나 가장 익숙하고, 쉽게 동참할 수 있는 방편이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입니다. 수행이 없는 불교는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재가불자들이 수행하기에 어려운 여건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불교인은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사정진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결사정진에는 불회사 수행공덕회 회원 4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 천수다리니 1000독을 염송하고, 스스로 정한 일정 금액을 보시한다. 그리고 매월 둘째 토요일 불회사에 모여 철야정진을 봉행하며 정진의 성과를 점검받는다. 각자 보시한 금액은 이날 한데 모아 대사회 회향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수행공덕회는 대승불교의 보살행인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하기 위해 2008년 조직한 수행모임입니다. 수행공덕회라는 이름은 자리를 의미하는 ‘수행’과 이타를 의미하는 ‘공덕’이 합쳐진 것으로 창립 당시부터 매일 다라니 100독과 매일 일정 금액을 보시하도록 지도했습니다. 결사정진은 이러한 수행공덕회의 활동을 확대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사부대중이 정진하는 진정한 의미의 도량을 일구기 위해 2년의 숙련기간을 거친 셈이지요.”


그러나 스님은 대다라니 100만념을 완성하는 게 결사정진의 회향이 아니라고 했다. 단 1독을 하더라도 깨어있는 수행자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목적라고 강조했다.


“다라니는 말 그대로 방편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매 순간 성성적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성은 알아차림이고 적적은 망념이 사라진 고요한 상태입니다. 주력이 참다운 수행이 되기 위해서는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사정진의 핵심입니다.”


정진을 시작한지 이제 1년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감지된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우선 동참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고 했다. 그만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반증인 셈이다. 또 발원의 내용이 나와 내 가족에서 이웃과 사회로 확대된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았다.


“결사를 처음 시작할 때 ‘1000’ 이라는 숫자에 두려움을 갖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힘든 일입니다. 하루 100독씩 정진해 왔다고는 하지만 갑작스런 도전에 육체적 고통은 물론 혀가 마비되는 분들도 생겨났습니다. 덜컥 겁도 났습니다. 그러나 결사 동참자 누구도 정진을 멈추지 않았고, 어느 순간 고통의 자리를 환희심과 신심이 대신했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게 결사 동참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립니다. 힘든 수행과정을 거치면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이 생겼다는 말일 것입니다.”


1000일 결사정진은 2013년 2월21일 회향한다. 정연 스님은 결사 회향 후 불회사 산내암자로 들어가 대중 지도와 정진에만 매진할 계획이다.


“결사정진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작은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입니다. 결사 동참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굳건한 신심으로 정진을 이어가고 회향을 통해 우리사회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이 작은 변화가 곧 한국불교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스님은 이 시대 결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사부대중을 하나로 결집시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결집된 원력은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스님의 신념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계(持戒)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불교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근간에 철저한 계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계는 바른 생활을 의미합니다. 생활이 바르지 않은 곳에서 수행이나 결사를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원칙이 바로 설 때 발전을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주=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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