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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원로학자의 86번째 중국 도전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11.06.13 14:07
  • 댓글 0

“변인석교수 종양에도 학문 매진
“구법승 연구 마무리 삶의 목표”

 

▲ 변인석 명예교수

 

 

변인석(77) 아주대 명예교수. 그는 신라·고려시대 구법승(求法僧) 연구의 권위자다. ‘중국문화유적답사’(1996) ‘당 장안의 신라사적’(2000) ‘정중 무상대사’(2009) 등 저술과 관련 논문들은 이 분야 연구의 필독서로 꼽힌다. 일반적인 문헌 연구의 차원을 넘어 중국 현지를 일일이 답사하면서 집필했기 때문이다.


중국 고대경제사를 전공한 변 교수가 구법승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80년대 말부터다. 오랫동안 당나라 역사 연구에 매진하던 변 교수는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선 불교가 필수적임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불교 역사와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이미 오래 전 중국에서 활동했던 한국 스님들의 발자취가 적지 않음도 발견할 수 있었다. 변 교수는 그런 구법승들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때부터였다. 옛 문헌을 뒤지고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1988년, 마침내 그는 구법승 연구를 위해 중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시작된 중국답사가 지금까지 무려 85번. 변 교수는 문헌에 기록된 사찰들을 찾아가 그들의 흔적을 더듬었다. 신라 왕자 무상 스님이 500나한의 반열에 들어갔음을 확인했을 때의 감회, ‘육조단경’을 편찬한 하택신회 선사의 제자인 혜각 스님의 비문을 처음 대했을 때의 희열 등등. 문헌에선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사실들이 현장에서 속속 발견할 수 있었다.


보람이 컸던 만큼 힘든 점도 적지 않았다. 기록에는 분명 남아있는데 이 잡듯 그 지역을 찾아 헤매도 흔적조차 없는 곳들도 많았다. 여기에다 변 교수의 체력도 문제였다. 사찰이 주로 산에 있다보니 강행군을 해야 할 때가 많았고 건강도 급속히 악화되곤 했다. 특히 지난 2005년 중국답사 때 독감에 걸려 1년여 동안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건장했던 몸도 53kg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조금씩 거동이 가능해지자 변 교수는 다시 중국으로 향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사찰이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할 때 필생의 과제인 구법승 연구 저술도 마무리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변 교수. 올해 초 방광에 종양이 생겨 오는 7월 수술을 해야 하지만 6월13일 그는 중국을 향한 86번째의 도전에 나섰다. 선종사서의 원류격인 ‘조당집’을 편찬한 신라 스님이 머물던 사찰을 반드시 찾아야겠다는 신념에서다.


“구법승의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학문의 길을 간다”는 변 교수. 어떤 젊은 학자들보다 학문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지닌 그는 후학들의 사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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