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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말라카 지역의 불교 단체들이 자경단(自警團)을 조직, 공공장소에서 금품을 모금하는 위장 승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영자신문 더스타는 길거리에서 위장 승려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는 불교단체 청정승가수호센터(약칭 SSPC)의 활동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불교 단체인 SSPC는 ‘승가 경찰’로 불리는 자경단을 조직, 말라카의 거리에서 승복 차림으로 보시를 유도하는 외국인 위장 승려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SPC 측은 이들의 배후에 범죄 조직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관계당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삭발과 승복차림으로 출가자 행세를 하는 이들 위장 승려들은 주로 번영과 건강을 가져다준다는 부적을 나눠주며 이를 빌미로 보시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 SSPC의 로날드 간 부의장은 “위장 승려들은 주로 상대방의 공포심을 자극해 보시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위중한 환자의 가족들이 많은 병원이 이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며 “10명으로 구성된 자경단의 단속 활동을 통해 이러한 범죄행위를 근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짜 스님들은 시계를 차거나 신발을 신지 않는다”고 밝힌 간 부의장은 “스님들은 어떤 종류의 금품도 직접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님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기부를 강요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며 “더욱이 부적을 매매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간 부의장에 따르면 이들 위장 승려들은 중국으로부터 말레이시아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자국으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한 달 가량 말라카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간 부의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SSPC의 자경단이 네 명의 가짜 승려를 단속했는데 대부분 도심의 복잡한 길거리나 사설 병원에서 보시를 요구했다”며 “단속된 한 위장 승려로부터 그들 조직이 이 지역에 한 달여간 머물며 약9000릴깃(한화 약 320만원) 가량의 금품을 모았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했다. 간 부의장은 “이들의 부당한 행위를 근절시키지 않을 경우 불교의 신성성이 훼손당하게 될 것”이라며 “거짓 승려들의 활동을 근절시킬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