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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가르치고 실천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스필버그에게 기자들이 물었다. “당신의 영화 소재는 특이하다. 어디서 영화의 소재를 찾는가?” “나는 인간의 공통적인 관심사에 대해 주목한다. 인류 공통의 관심사라면 죽음과 영혼의 문제 그리고 저 하늘에 빛나는 별들과의 상관관계 아닌가. 그들이 인간의 영혼을 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지 않는가.” 거장다운 대답이다. 그래서 쉰들러 리스트가 나왔고 ET라는 영화가 나왔다.


선방수좌들에게 참선의 궁극을 물으면 두말 할 나위 없이 생사해탈, 생사요달, 견성성불이라 대답한다. 죽음의 극복이야말로 불교의 근본과제 중 하나요. 생사요달, 생사해탈의 문제는 모든 수행자들의 공통과제다. 포교에 있어서도 죽음의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선결과제다.


이 땅을 등진 영혼들에 대한 제사의식이야말로 생사일여의 경지를 실제로 체험하는 가장 중요한 수련 방법이요, 수행의 첩경임을 확신시켜야한다. 이 땅이 부처님 나라이고 부처님을 양성하는 수련장이라면 당연히 부처님 나라와 이 땅은 둘이 아니며 영가들의 세계와도 둘일 수 없다. 영혼들의 세계와 이 땅이 하나라면 이 땅을 등진 우리들의 선조에 대한 정성어린 제사와 예경(禮敬)은 문자 그대로 현실과 영혼을 하나로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라 할 수 있고, 진실로 숭고한 의식이 되어야만 한다.


사람들은 죽음 다음의 세계에 대해 무지한 나머지 영원을 관통하는 우리들 마음의 본질을 잊고 산다. 각종 제사의식과 재일, 우란분재 등 영가들을 천도하는 의식 등에 대해 소홀히 하는 마음으로는 포교가 제대로 될 수 없다. 포교의 처음과 과정과 끝은 모두가 하나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있다. 부처와 중생도 하나요, 죽음과 삶도 하나요, 현실과 영원도 하나요,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도 하나다. 포교는 결국 모두가 하나임을 가르치고 그를 실천하며 그 누구와도 하나되게 하는데 있다. 하나가 곧 부처 아닌가. 결국 산자와 죽은자 모두 하나이고 관통되는 세계이지만 중생들이 무명에 감싸여 보이지 않는 영혼들, 영가들의 세계를 제대로 체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부처님께서는 “남에게 잘하는 길이 나 자신에게 잘하는 길이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남’이라 부를 때 눈 뜨고 사는 세계에만 ‘남’이 있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 영혼들의 세계에도 무수한 인연중생들인 ‘남’이 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인연중생들에게도 잘해야만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치지 않는 한 신도들은 삶의 평안을 구할 수가 없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관통해 사는 것이 중생들의 삶이요, 수행자들의 길이다. 따라서 포교에 있어 항상 잊지 않아야 될 요체는 무엇보다 산자의 세계와 영혼들의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투철한 예경의 의지를 신도들 모두에게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선방으로 알려져 있는 인천의 용화선원을 보라. 온 법당 전면이 위패로 덮여있다. 선원과 선사의 의지 역시 영가들을 모시는데 크나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신도들은 시주를 마다하지 않는다.


포교전선에 나선 법사들은 분명히 생각해야만할 일이 있다. 매달마다, 재일마다 제사를 지내고 또 매일같이 신도들의 죽음을 맞으며 제사를 지낸다. 또 매년마다 우란분재 49일기도가 전국의 어느 절에서나 봉행되고 있다. 포교를 잘하려면, 제사의식에 모든 정성을 다하라. 영가들, 이 땅을 등진자들의 예경에 최선을 다하라. 나는 포교당을 하면서 참으로 영가들의 크나큰 도움을 받아왔다. 과거에도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정성스레 제사를 드린 영가들이 자신들의 자손들을 법당으로 이끌어 오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 후손들의 꿈에 나타나 법당에 나가라는 호통을 치고, 벌건 대낮에 꿈속에 나타난 시아버지 영가가 낮잠 자는 며느리를 법당에 끌고 나오는 등의 예도 있다.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광 스님

옛말에 天佑神助(천우신조)라 하지 않던가. 정말 부처님이 도우시고, 하늘이 돕고, 귀신이 도와야 무엇이 돼도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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