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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태극 장대석은 고도의 천문학 상징체계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11.08.19 22:39
  • 수정 2011.08.23 09:39
  • 댓글 0

수학자 백인수·김태식 교수 첫 증명

지구 공전·달의 만월 주기 완벽하게 일치 
태극 원리도 주자 태극보다 400여년 앞서

 

 

▲감은사지 동편 태극 장대석.

 


경주 감은사지에 있는 태극 장대석은 사찰에 존재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과학적인 유물일 뿐 아니라 해와 달의 운행을 계산하는 고도의 천문학적 상징체계임이 밝혀졌다.


수학자인 백인수 부산외대 정보수리학과 교수와 김태식 경주대 군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감은사지 태극 장대석의 수리천문학적 의미’(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제11권 제3호)란 논문에서 “감은사지 태극 장대석은 7세기 신라인들의 응집된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오래된 천문교과서”라며 “사찰에서 책력 및 위도와 관련된 천문학적인 도형을 가지고 있는 석조물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사료”라고 밝혔다.


태극 장대석은 통일신라시대인 신문왕 2년(682년)에 건립된 감은사지 금당터 동편 및 서편에 자리 잡은 막대 형태의 기다란 돌이다. 여기에는 양각과 음각으로 이뤄진 이등변삼각형이 새겨져 있으며, 중앙의 태극 문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동안 큰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이 삼각형과 태극 문양이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편 태극 장대석 모형(그림1).

 


이런 가운데 백 교수와 김 교수는 태극 장대석에 대한 기존의 금석학적인 접근 틀에서 벗어나 수리고고학적 관점에서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그곳에 담긴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규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동편은 해에 관한 장대석이고, 서편은 달에 관한 장대석이다. 서편 장대석을 분석할 경우<그림1> 왼편 서쪽 끝의 이등변삼각형(동지점)에서 출발해 7일 후 태극의 변화를 거쳐 거꾸로 서있는 이등변삼각형을 따라 동쪽 끝의 이등변삼각형 지점(하지점)에 15일 만에 도달한다.


그리고 동쪽 끝의 이등변삼각형 지점(하지점)에서 출발해 다시 왔던 지점을 바로 서있는 이등변 삼각형을 따라 7일 후 태극의 변화를 거쳐 거꾸로 선 이등변삼각형을 따라 서쪽 끝의 이등변 삼각형 지점(동지점)에 14.5일 만에 돌아온다. 이는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만월주기(滿月週期)인 29.5일과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수치이다.

 

 

▲동편 태극 장대석 모형(그림2).

 


또 동편 태극 장대석은 오른편 동쪽 끝의 이등변삼각형에서 동지가 시작되며, 동지에서 춘분까지(겨울: 7), 춘분에서 하지까지(봄: 8), 하지에서 추분까지(여름: 8), 추분에서 동지까지(가을: 7.5) 계산할 경우 7+8+8+7.5=30.5이다. 여기에 12(황도 12궁)를 곱하면 365일, 즉 지구 공전주기인 365일 5시간 48분 46초에 매우 근사한 값을 얻을 수 있다.<그림2> 당시 신라인들은 만월주기와 지구의 공전주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태극 장대석에 그려진 이등변삼각형의 꼭지각은 35.8°를 이루고 있는데, 놀랍게도 이 수치는 경주의 위도와 일치한다. 또 태극의 기하학적인 구조에도 놀라운 비밀이 담겨져 있다. 즉 이곳 태극에는 황도(黃道) 경사 각도인 23.5°가 내재돼 있으며, 비대칭성을 이용해 백도(白道)의 경사각과 유사한 경사각(18.5°)도 함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BAF=∠ABF=(경주의 위도)+(황도경사각)=35.8°+23.5°가 되는 F점을 잡고 선분 AB의 중점을 E라 두고, 다시 선분 EF의 중점을 원의 중심을 O라 한다. 이때 ∠FAC 및 ∠FBD는 90°에 대한 59.3°의 여각 30.7°이므로 경주의 동지고도와 일치한다. <그림3>

 

 

 

 

 

▲태극사진(위)과 그 모형(그림3).

 


이러한 결과는 당시에 날짜를 이용한 태양고도에서 자신의 위치가 속한 위도를 찾는 독해독법(讀海圖法)을 알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이들 교수의 설명이다.


또 위쪽의 뿔처럼 생긴 좌측 꼭지각 및 우측 꼭지각은 모두 경주의 위도 35.8°이며, 특히 ∠GBF는 지축경사 또는 황도경사인 23.5°이고 ∠FAD(19.2°)는 백도경사인 18.5°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감은사지 태극 장대석은 주자학의 태극사상보다 400여년 앞서 태극의 원리뿐 아니라 황도와 백도의 경사각을 비롯한 천문학적인 이해까지도 담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백인수·김태식 교수는 “비록 오늘날 만파식적이나 진평왕 옥대라는 보물이 전해지지 않지만 감은사지 장대석은 그러한 보물에 못지않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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