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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술 취한 코끼리를 항복시키는 부처님

기자명 법보신문

난동 부리던 코끼리도 온순해져

 

▲ 2~3세기, 남인도 아마라바티 출토, 인도 첸나이주립박물관 소장

 

 

부처님의 일대기와 마가다국의 수도였던 라자가하[王舍城]는 깊은 관련이 있다. 라자가하는 부처님의 교화 전법의 장소로서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술 취한 코끼리 날라기리(Nala-giri)를 항복시킨 사건의 발생지이다.


부처님의 사촌동생이었던 데와닷따(Devadatta)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까삘라왓뚜를 방문했을 때, 출가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부처님의 일대기에서 악인(惡人)의 대명사로 등장하는데, 그런 인연은 현생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전생에서부터 이어지는 것이었다.


데와닷따는 마가다국 빔비사라왕의 아들인 아자따삿뚜의 지원을 받아 라자가하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권력과 명예에 길들여진 데와닷따는 어느 날 자신이 불교 교단을 통솔하도록 해달라고 부처님께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후 그는 아잣따삿뚜 태자와 한 마음의 되어 부처님을 살해하고자 여러 가지 일을 벌였는데, 취상조복(醉象調伏)이 가장 유명한 사건이다.


어느 날 데와닷따는 아자따삿뚜 태자 소유였던 사나운 코끼리 날라기리에게 술을 먹여 부처님께서 지나가는 길목에 풀어 놓았다. 전장의 선봉에 서기도 했던 날라기리는 가사를 입은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보자 코를 높이 치켜 들어 난동을 부리며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여러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은 술 취한 날라기리와 마주했다. 부처님과 마주하는 순간 포악하게 난동을 부리던 날라기리는 온순한 양처럼 변해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인도와 간다라에서 즐겨 표현하던 주제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굽타시대의 팔상도에 포함되었다. 남인도의 아마라와띠에서 제작된 2~3세기 경의 <취상조복>에는 경전에서 전하는 에피소드가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유근자 박사

날라기리는 두 번 등장하는데 길 가는 사람들을 코로 집어 흔들면서 공격하는 장면과, 부처님 앞에 항복하는 장면으로 묘사되었다. 날라기리의 사나운 행동이 표출하는 긴장감과 겁에 질린 사람들의 몸짓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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