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자는 어떤 상황에도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삼성의 총수가 “자칫하면 삼성도 십년 내에 구멍가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사람들은 그 말의 참뜻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괜히 엄살을 떠는 얘기라거나 직원들을 겁주려고 한 얘기가 아닌가 생각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삼성을 능가하는 대기업 노키아를 잘 알 것이다. 얼마 전 보도를 보면 노키아가 시대흐름을 잘못 읽어 존망의 기로에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참으로 엄청난 얘기다.


한순간 아차하면 순간에 나락에 떨어질 수 있음을 수많은 기업의 흥망사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조그만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고민이 거대 기업 총수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커진다는 것은 그 만큼 크나큰 문제와 만나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우리는 성불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지옥을 드나들어야할까. 커지면 커지는 대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장애물과 저항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라.


‘금강경’에도 “무아의 길을 가려면 얼마나 많은 참음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라”고 가르친다. 생각해 보라. 부처님은 성불을 위해 왕국도 버리고 아내도 자식도 모든 것을 버렸다. 그런데 그대는 얼마나 버릴 수 있는가. 내주머니의 한 푼도 버리고 베풀기에 아까움을 느끼지 않는가. 부처님의 버림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집착의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야만 하는가. 내 호주머니에서 나와 남에게 주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장애가 나를 괴롭히는가. 베푸는 단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고통은 또 얼마나 큰가. 평범한 중생들이 느끼는 고통의 단위와 삼성의 총수, 나라의 대통령이 느끼는 고통의 세계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들은 권력자나 재벌 총수들을 부러워 할지 모르나 그들이 누리는 권력만큼 책임과 의무 또한 대단히 무겁고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그 같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참으로 오랜 과거 생에 갈고 닦지 않았다면 엄청난 고통과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그릇을 과연 키울 수 있었을까. 그래서 나랏님은 하늘이 낸다고 하고, 큰 부자도 하늘이 낸다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포교에 큰 뜻을 둔 사람들은 이 같은 점을 분명히 유념하고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끝없는 기도와 정진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기도를 강조하고 법을 연마해야만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가. 광활한 우주는 부처님 말씀대로 우주적 정의가 지배하고 있다. 우주적 정의의 위신력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주적 정의는 분열을 거부한다. 분열주의나 편협성의 장벽은 중생세계요. 우주의식은 이들을 무너뜨리고 통일의 무서운 위신력을 발휘한다. 나랏님이나 재벌이나 탁월한 인물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들은 그 모든 저항을 이겨내고 하나로 만드는 통합성과 통일력에 있어 탁월하다. 그들은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위대한 통일의 힘을 발휘한다.


위대한 성자들은 사랑과 자비를 바탕으로 갖가지 장애물을 걷어내고 모두들 하나로 만들었다. 그들은 무서운 수행력을 바탕으로 장애를 걷어내며 통일의 힘을 발휘했다. 그들의 통일의 힘은 우주적 정의와 하나된 가운데 나왔다, 대제국을 건설한 사람들도 행로가 다르긴 했지만 대의명분이나 정의를 앞세웠다. 불의를 타도한다는 명분으로 혼돈을 걷어내며 통일해 나갔다. 결국 나랏님이나 재벌 총수나 부처님에 이르기까지 그 힘의 원천은 통일력이고, 그 힘은 결국 우주적 정의와 얼마나 합치된 삶이었던가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주적 정의는 모든 혼돈과 장애를 걷어낸다.

 

오랜 세월 버리고 비우면서 살아오신 끝에 부처님도 되고 전륜성왕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버리고 비울 수 있는 힘이 가능할 것인가. 그 힘을 얼마나 양성할 수 있는가가 포교문제의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지광 스님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정진하는 사람,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고 기도 정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갖가지 저항과 장애를 걷어내며 통일의 힘을 끝없이 배양하는 사람만이 포교전선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