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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10월 5일 한글 반야심경 전면 시행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11.10.10 17:40
  • 수정 2011.10.10 18:38
  • 댓글 0

암호 같던 불교의식
쉬운 우리말 의무화

 

천수경·상장례 의식
한글 번역 작업 착수

 

불교의 이해력 높여 
포교 활성화 큰 기대


1000년 이상 불교 의례의식에서 독송하던 한문 ‘반야심경’이 한글로 전면 시행된다.


조계종 의례위원회는 10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10월5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종단본 표준 ‘한글반야심경’을 공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의 사찰들은 의례의식에 있어 의무적으로 ‘한글반야심경’을 독송해야 한다.


‘한글반야심경’ 공포는 종교적 감흥과 한글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불교의식은 사상과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불교가 지향하는 세계관을 오롯이 담고 있어 의식을 통해 깊은 내적 체험은 물론 장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문으로만 암송하던 ‘반야심경’은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 뜻을 알 수 없어 대중들이 쉽게 일체감을 느끼지 못했다. 따라서 불교의 심오한 세계를 체험하는 종교행위가 불교의식인 만큼 종교적 감흥을 위해서라도 한글화가 필요했다는 게 조계종 설명이다.


조계종은 “그동안 대부분 사찰에서는 한문으로 독송을 하거나 각기 다른 한글본으로 ‘반야심경’을 독송해왔다”며 “‘한글반야심경’ 독송에 대한 종법상 의무규정이 없었고 한글화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표준한글본인 ‘한글반야심경’은 운허 스님 본 ‘한글반야심경’을 저본으로 했다. 독송시간을 단축하고자 운허 스님 본 559자에서 438자로 글자 수를 대폭 줄였으며 진언 번역은 한문 음사를 따랐다. ‘오온’을 비롯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특정 용어와 법수는 번역하지 않았다. 문자 위주 번역보다 의미 전달에 중점을 뒀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최상의 깨달음’으로 표현해 현대적인 이해를 도왔다. 부드럽게 독송할 수 있게 했으며 계속된 반복구는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 특징이다.


조계종은 10월1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이 종단본 표준 ‘한글반야심경’을 봉정하고, 불교 의례의식 한글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한글반야심경’ 대중화를 위해 홍보와 안내도 지속적으로 펼친다. 총무원은 전국 본·말사에 ‘한글반야심경’ 시행을 통보하고, 교육원에서는 종단내 각 기본교육기관과 행자교육원에 ‘한글반야심경’ 독송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포교원은 ‘한글반야심경’ 음성 녹음이 완료되는 대로 각 포교·신도단체, 신도전문 교육기관, 전법중심도량에도 미디어 자료와 ‘한글반야심경’을 배포할 예정이다. ‘한글반야심경’을 북한 불교계와 공유해 남북간 공통 의례지침으로 지정할 계획도 추진한다.


향후 조계종은 ‘한글반야심경’에 이어 7정례, ‘천수경’, 불공, 상장례 등 제반의식의 한글화도 착수한다. 의례위원회에 따르면 7정례와 ‘천수경’은 이미 번역 작업에 들어가 초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은 “의례의식 한글화는 종단 숙원으로 제33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핵심과제로 선정해 연구해왔다”며 “‘한글반야심경’ 공포는 의례의식 한글화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야심경’은 ‘천수경’과 더불어 한국불교 의례의식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머지않아 의례의식 전반에 걸친 한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5년 조계종은 운허 스님 본 ‘한글반야심경’ 보급을 시작했으나 한글 번역에 대한 이견과 한문본보다 내용이 길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 사찰에서만 사용했다. 이후 1995년 종단 차원에서 각종 법회와 법요의례 때 ‘한글반야심경’ 상용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한글 통일법요집 편찬 중 ‘한글반야심경’ 보완 작업이 진행됐지만 종단 표준본으로 확정되진 않았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한글 반야심경 전문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지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 가운데는 색이 없고 수상행식도 없으며, 안 이비설신의도 없고, 색성향미 촉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고, 무명도 무명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고, 고집멸 도도 없으며, 지혜도 얻음도 없느니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느니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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