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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앙굴리말라의 귀의

기자명 법보신문

어머니 죽이려는 긴박한 순간 표현

 

▲2~3세기,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

 

 

부처님 당시 희대의 살인자 앙굴리말라(Aṅgulimāla)의 어릴 때 이름은 아힘사까(Ahimsaka)인데, 그가 도둑의 별자리를 타고 났기 때문에 ‘아무도 해치지 말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앙굴리말라의 ‘앙굴리’는 손가락, ‘말라’는 목걸이라는 뜻으로, 손가락을 잘라내어 목걸이를 만든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왓티에는 마니발타라(摩尼跋陀羅)라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5백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 가운데 앙굴리말라는 체력도 강하고 지혜도 뛰어났으며 모습도 훤칠했다.


어느 날 바라문이 집을 비운 사이 연심(戀心)을 품은 그의 아내는 앙굴리말라를 노골적으로 유혹했지만 거절당했다. 앙심을 품은 그녀는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앙굴리말라가 자신을 겁탈하려고 했다고 남편에게 거짓으로 고했다.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난 바라문은 앙굴리말라를 파멸시키기로 결심하고, 그를 불러 백 명의 목숨을 앗아 그것으로 목걸이를 만들면 수행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앙굴리말라는 스승의 명령을 따라 닥치는대로 사람을 죽여 99개의 손가락을 모았다.


이 소식을 접한 부처님은 앙굴리말라가 살인을 저지르는 거리로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탁발을 나가셨다.
마지막 한 명의 목숨만 빼앗으면 목표가 달성될 순간, 살인자가 되었다는 아들의 소식을 접하고 거리로 나온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어머니를 죽이려는 찰라 부처님을 만난 앙굴리말라는 잘못을 참회하고 부처님께 귀의해 출가 수행자가 되었다.


앙굴리말라의 이야기는 불교에서 꽤 유명한 에피소드로 기원정사 근처에는 그의 집터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다. 페샤와르박물관의 ‘앙굴리말라의 귀의’는 오른쪽에는 오른손에 칼을 들고 ‘맛지마니까야’,‘앙굴리말라의 경’의 내용처럼 손가락으로 만든 화관(花冠)을 쓴 앙굴리말라가 어머니를 죽이려는 긴박한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유근자 박사

부처님 앞에는 윗옷을 벗은 앙굴리말라가 부처님을 해치려고 칼을 휘두르고 있고, 그 아래에는 잘못을 뉘우치고 부처님께 귀의하는 앙굴리말라가 있다. 잘못한 참회한 앙굴리말라를 상징하는 손가락으로 만든 목걸이와 버려진 칼은 화면 밖에 놓여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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