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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제석굴에서 설법하는 부처님

기자명 법보신문

청법대중 모이자 좁은 굴 저절로 넓어져

 

▲1~2세기,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어느날 부처님은 마가다국 암바산다(Ambasaṇda) 바라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웨디야카(Vediyaka)의 인다살라

(Indasāla) 굴(帝釋窟) 속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이 동굴에 머물 때 제석천(帝釋天, Indra)에게는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몇 가지 전조가 나타났다. 이에 불안을 느낀 제석천은 부처님을 뵙고자 했으며, 이때 음악신 판차시카(Pancasikhā, 般遮翼)로 하여금 부처님을 방문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게 했다. 이 에피소드를 제석굴 설법 또는 인드라의 방문이라고 한다.


제석천의 명령을 받은 판차시카는 벨루와나판두(Veluvapaṇḑu)라는 현악기를 연주하며 부처님과 교법, 승단과 쾌락을 주제로 하는 노래를 불렀다. 판차시카의 노래가 끝나자 부처님은 천신들의 방문을 허락한다는 뜻에서 그를 칭찬했다. 부처님으로부터 방문을 허락받은 인드라와 판차시카를 비롯한 다른 33천의 천신들이 제석굴 안으로 들어갔다. 제석굴은 그처럼 많은 군중을 수용할 만큼 큰 공간이 아니었지만, 제석천과 그 일행이 들어서자 동굴은 그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커졌고, 어둡던 내부도 천신들이 내뿜는 빛과 부처님의 광채로 환해졌다.


간다라의 ‘제석굴설법’은 이 장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선정에 든 부처님의 광채는 동굴 밖에 소용돌이 무늬로 나타냈고, 동굴 주변의 동물들은 깊은 산중의 동굴임을 암시한다. 동굴 아래 양과 사슴 사이에는 제석천의 탈 것인 사자가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동굴 안에는 풀방석 위에 앉아 선정에 든 부처님이 있고, 동굴 밖에는 벨루와나판두를 연주하는 판차시카와 그 뒤에는 합장한 제석천이 서 있다.


▲유근자 박사
이곳을 방문한 당나라 현장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제석천을 위해 설법한 곳에 그 자취가 지금도 남아있다. 지금은 불상을 만들어 옛날 부처님의 성스럽던 위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 들어가서 절을 올리는 자는 누구라도 숙연해지고 삼가고 존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대당서역기’에 기록하고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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