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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할 중생 있기에 부처님도 존재하는 것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어리석은 이들은 부처나 신을 위해 중생이 존재하는 줄로 오판을 한다. 또 종단을 위해 교단을 위해 신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들을 하기도 한다. 부처가 중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승려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당연하지 않은가. 한나라의 대통령 역시 국민이 뽑은 지도자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을 노예화하기 위한 존재는 아니다. 생사 속에서 열반을 증득한 부처도 선각자로서 중생을 건질 의무가 있는 존재다.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부처님을 받들면서 그 뜻을 펼치는 승가는 마땅히 중생의 의지처로서, 진리의 포교사로서의 책무를 수행할 뿐 어떤 권리를 행사할 특권적 존재가 아니다.


승단의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여래의 의지를 펼쳐 보여 중생을 제도하는데 몸과 마음을 다해야 한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여래의 지견을 바르게 열어 보이는 것인가. 무엇보다 여래의 뜻에 계합하는 길은 미혹과 업장을 벗어나는 길이다. 무엇이 미혹이며 업장인가. 내가 누구인지 확실히 모르는 것이 첫 번째 미혹이며 영원의 행로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 그 다음이며 인과를 부정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아무리 불교가 훌륭한 교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믿고 따르며 실천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은 하나의 골동품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내가 열반한 뒤에 여러 제자들이 서로 법을 전하여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면 여래의 법신이 멸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또 ‘법화경’에 “법을 전하는 자는 반드시 여래의 자리에 앉아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말을 하라”하셨다. 여래의 자리에 앉으라는 말씀은 그렇지 않을 경우 불청정(不淸淨)해지기 쉽고, 여래의 옷을 입지 않으면 추락하기 쉬우며, 여래의 말을 하지 아니하면 혹세무민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광란을 일으키게 한다.


법을 설할 때 대단히 주의해야 할 점은 자칫 잘못 전하거나 편견에 치우치고 사견에 떨어지면 적이 생기고 파당이 생기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법을 설한다하더라도 부처님의 지견이 아니라 자칫 자신의 그릇된 견해가 개입되면 의외의 문제가 생겨날 수도 있다. 신견, 변견, 사견, 견취견, 계금취견 등이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그릇된 지견이다. 몸의 노예가 되고 삼독의 포로가 될 경우를 ‘신견’이라 부르며 중도의 이치를 모르기에 ‘변견’이며 인과를 부정하기에 ‘사견’이고 자신의 보잘것없는 지견에 집착함에 ‘견취견’이고 자신이 고집하고 있는 계율, 율법에 빠져 진리를 제대로 보지 못함을 ‘계금취견’이라 부른다.


흐르는 물도 고이면 썩는 것처럼 불심도 흘러가다 막히면 병이 되는 수가 있다. 아무리 귀한 금쪽도 눈 속에 들어가면 병이 된다. 만상은 모두 부처님의 불신(佛身)이다. 부처님 말씀대로 만상의 제 가치, 제 본성을 제대로 깨닫게 하여 제대로 쓰게 하려는 것이 전법이요 포교다. 세상 모두가 부처님의 현신이기에 그들 모두에게 스스로의 본성이 부처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전법의 근본이다. 부처님께서 ‘법화경’ 방편품에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중생에게 여래의 지견을 열어 보여 깨달음의 세계에 들게 하기 위해서다”고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오직 고통 속에 빠져있는 중생들에게 찬연한 여래의 지견을 열어 보여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시다.


참다운 포교란 결국 무량중생들에게 그들 스스로의 본성을 깨닫게 하고 깨달음의 세계로 이끄는 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 진정한 포교사는 부처님께서 사해의 모든 동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제도하셨듯이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가운데 나와 남이 없는 도리로 법을 베풀어 어느 곳도 소홀함이 없어야한다. 그 누구에게도 치우침이 없는 마음가짐으로 무량중생들을 내 가슴에 안아 들이는 길이 진정한 포교사의 책무라 할 것이다. 우주에 편만해 있는 진리, 부처님 법을 갖가지 차별, 경계 속에 사는 고통중생들에게 그들의 근기 따라 펼쳐 보여 실현케 하는 일은 얼마나 숭고한가!


▲지광 스님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의 마음가짐으로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무슨 필요인가하는 부처님 말씀을 여법하게 실천하는 영원한 보살의 길이 참된 포교사의 행로라 할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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