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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스님 [하]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 법문의 요체 ‘신심명’ 직강

 

▲스님은 ‘신심명’을 강의하고 책으로 펴냈다.

 

 

청담 스님은 한국불교 정화에 나서면서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포교’, ‘도제양성을 위한 교육’, ‘경전의 대중화를 위한 번역 불사’를 종단의 3대사업으로 정하고, 3대사업 성취를 위해 정진했다. 특히 스님은 “불경은 승려들의 독점물이 아니다. 차라리 더 많은 대중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한문을 해독하지 못하는 한글세대들이 계속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불경 번역은 한국불교의 가장 시급한 최대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경전 대중화를 위한 번역 불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역경과 포교를 통해서 불교의 대중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 스님은 1964년 동국대학교 이사장에 취임한 후 역경기관을 설치했다. 그 역경기관이 바로 오늘날의 역경원이다. 이런 이유로 스님은 수행과 정화불사에 전념하면서도 ‘영산’, ‘나의 인생관’, ‘현대의 위기와 불교’, ‘마음’, ‘신심명 강의’, ‘반야경강의’ 등의 저서를 남겨 사부대중이 애독하도록 했다. 그 가운데서도 ‘신심명 강의’는 스님의 수행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스님은 ‘신심명’을 강의하면서 “중국 선불교 3조 승찬 스님이 ‘마음을 바로 가리켜 성품을 깨닫고 부처를 이루게 하라’는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문자를 일체 배우지 말라는 뜻으로 다음 세상에 잘못 전해질 것을 걱정해서 지은 것”이라고 소개하고, “이 참선법문은 옛날부터 선지가 완전하게 천명된 조사님의 법문으로 선찰에서 조석으로 독송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승찬 스님께서 마음 법을 얻어서 법문을 지으신 것이 바로 이 ‘신심명’이므로, 내가 말하는 ‘마음’이나 ‘나’가 다 이 마음법의 해설”이라고 덧붙였다. 법상에 오를 때마다 마음의 도리를 고구정녕 일러주었던 스님 법문의 요체가 모두 이 ‘신심명’에 담겨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청담 스님은 세간에서 불타의 정견을 펼칠 것을 서원한 행동하는 수행자의 표상이었다. 근세 고승들이 투철한 정진을 통해 자기 세계를 구축했다면, 청담 스님은 내면적 견성보다 중생 속에서 자기의 원력을 성취함으로써 성불에 가름하고자 했던 수행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스님이 주장한 불교사상의 특징은 사회적 질서 속에 나타나는 인간, 즉 삶의 전 영역이 정치적 차원의 현실 속에서 인간의 미래지향적 소원과 개혁을 통한 정토건설에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상 확립에는 내전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접한 외전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하게 어떤 외전을 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님은 많은 법문에서 데카르트, 키에르케고르 등의 서양 철학자나 그들의 책을 인용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생사 윤회에 대한 법문을 하면서는 ‘사자(死者)와의 대화’로 번역된 케논 박사의 책을 거론, 책 속에 나타난 여러 사례를 직접 인용하면서 “이 책은 서울대학교 교수가 미국에 갔다가 호기심에 끌려 읽어보고 느낀 바가 있어서 번역했다”고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정화운동에 전념하면서도 마음만큼은 경, 율, 론 삼장 속에 있었으며 최고의 진리에 소통했던 스님은 1971년 11월5일 세수 70세, 법랍 45세로 입적했다. 그리고 스님의 뜻을 기리는 비(碑)에는 ‘삼업에 정려하여 탈선치 않으시고 참선에 치우쳐 공부하시고 마음의 구슬은 도에 심으시어 칠정이 서로 빛나고 지혜의 달과 자비의 꽃은 삼공이 줄지어 비침이었도다’라고 새겨졌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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