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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고 나서 여러 곳에서 안거를 보내며 중생들을 교화하셨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영축산에서 열반지인 꾸시나라로 향하는 도중에 일어난 이야기와 반열반을 미술로 나타낸 것이 ‘부처님의 마지막 여로’이다.
이 불전도는 여섯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면 ⑤를 제외한 나머지 장면에는 명문이 있다.
①에는 ‘바후뿟따(Bahuputta, 多子塔) 성수, 웨살리의 여러 성수’라는 명문이 있는데, 이것은 부처님께서 웨살리 지역의 짜빨라 성수 아래에서 쉬면서 성수를 찬탄한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다.
②에는 ‘짜빨라 성수 아래에서 (부처님의 수명) 포기를 악마(마라)는 원한다’는 명문이 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성수 아래에서 휴식하고 있을 때 마왕 마라의 입멸 요청을 받아들여 입멸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나타낸 것이다.
③에는 ‘(세존은) 웨살리 대림(大林)의 꾸따가라살라(kūțāgārasālā, 重閣講堂)에 계신다’는 명문이 있다. 이것은 바로 짜빨라 성수 아래에서 마왕 마라에게 3개월 후 입멸을 약속 한 후 중각강당에서 제자들에게 그것을 전달하고, 수행에 전념할 것을 당부했던 부처님을 표현한 것이다.
④에는 두 그루의 성수 사이에 ‘코끼리를 바라본다’라고 하는 명문만이 있다. 부처님께서 웨살리를 떠날 때 코끼리처럼 전신을 돌려 마지막으로 웨살리를 바라보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⑤는 부처님께서 춘다의 공양을 받은 후 병이 나서 나무 아래에서 쉬면서 아난에게 물을 떠오게 했다는 이야기를 나타낸 것이다. 네 개의 선이 있는 사각형의 판은 네 겹의 대의(大衣)를 깔고 휴식 중인 부처님을 상징하며, 물이 든 발우는 아난 존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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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마지막 여로’는 “법과 율이 그대의 스승이 될 것이다”라는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이 울려퍼지는 듯한 감동을 주는 조각으로, 열반경전의 내용을 따라 부처님의 마지막 여행을 표현한 설화도로서 다른 예를 찾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