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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감

기자명 지현 스님
모임, 단체, 협회…이런 데서는 이런 데를 주도하고 운영해 나가는 몇 사람이 있고, 그 몇 사람 중에 우두머리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런 몇 사람과 그 우두머리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영리를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향해 헌신하는 고마운 단체들은 제외하고서 말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들은 그들의 속성상 더 많은 영리를 추구하게 되고, 그러기 위해선 어차피 무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십 원을 챙겨야 마땅하고, 십 원으로도 충분히 먹고, 마시고 자고 할 수 있음에도, 그들은 백 원을 탐낸다.

이런 행태 때문에 이 사회는 망가지고 이들이 내뿜는 악취와 이들이 쏟아내는 오물 때문에 병들고 피폐해진다. 따라서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이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아부하며 온갖 치다꺼리를 하며 떡고물을 챙기는 무리가 생겨나고, 이 무리들은 가만있는 것 보다 ‘에라, 모르겠다.’가 훨씬 좋다는 걸 서서히 감지하게 되고 그에 맛들여진다. 정도를 벗어나 사도로 접어든다.



욕심이 가져온 당연한 결과

이들은 죄의식이 없게 되고 나아가서 죄를 더욱 많이 저지르게 되고, 그것을 저 자신도 모르게 합리화시킬 방법을 찾아 움직인다. 동분서주하며 눈을 부릅뜨고 충혈 된 눈으로 이쪽저쪽을 감시하고 탐욕의 극치를 향해 스스로를 내맡긴다.

우두머리는 멀찍이 서서 추종자들의 이런 행태를 주시하며 샴페인을 든다.

그는 죄인이 아닌, 이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인물로 인식되어져 있다. 그는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는 부정과 부패를 질책하여 개혁을 호소하고, 수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이 시대의 진정한 師表(사표)로 모든 대중들의 뇌리에 인각되어지기에 이른다. 그는 드디어 ‘대권’을 꿈꾼다…. 코미디 영화나 만화 속의 한 장면처럼.

백만 천만 명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활짝 웃고 있는 사진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한 표를 외친다. 그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청렴과 결백, 개혁과 미래의 행복을 약속하며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짐승처럼 포효한다….



코미디보다 웃기는 정치

‘FIFA’ 회장과 그 관계자들이 운영상의 잘못을 저질렀다. 그들은 입장권판매를 영국 어느 회사에 위임 시켰는데 이 회사는 그 자산규모와 실적 자체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오리무중, 미궁 속의 회사라고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런 회사에 일을 맡겼으니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입장권을 중복 판매하여 원성을 사고, 다 팔렸다는 개막식 입장권이 어디 허공으로 날아갔는지 개막식 당일의 관중석은 무려 몇 천 석이 텅 비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아무도 시원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지 않는다.

호텔업계는 울상이다. 저 영국 아무개회사가 개막식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무려 수십만 객실을 일방적으로 해약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은 어처구니없는 이런 모리배 같은 자들의 행위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FIFA’회장과 그 관계자들이 이 어처구니없는 행위에 직접적으로 관계했는지 아닌지, 그것은 모른다. 그건 어찌보면 별 의미가 없다. 왜? ’마른 똥 막대기‘같은 이 인간사회의 한 단면에 불과하니까.

한국 선수들의 놀라운 선전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피와 땀으로 뭉쳐 혼신의 힘을 다해 뛰는 우리 선수들과 모처럼 하나가 되어 열광하는 국민들을 보며 눈물이 나와 견딜 수가 없었다.



지현 스님(봉화 청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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