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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원로의원 혜정 대종사 입적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11.11.12 15:06
  • 수정 2011.11.14 14:25
  • 댓글 0

12일 오후 2시경…법랍64세·세납81세
영결식, 16일 10시…원로회의장 엄수

▲혜정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보광당 혜정 대종사가 11월12일 오후 2시 20분 도선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4세, 세수 81세.

 

혜정 대종사는 학창시절 우연한 기회에 봉암사에서 한국불교의 정화운동을 주도했던 청담․성철 스님을 친견하고 크게 감화해 18세가 되던 1948년 청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출가와 동시에 은사 청담 스님이 주도했던 봉암사 결사에 참여해 “부처님 법대로 살기를 발원하고 정진수행만이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은사의 가르침을 좇아 평생을 수행납자로 살아갈 것을 발원했다.

 

1949년 봉암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고, 은사 청담 스님으로부터 혜정(慧淨)이라는 법명을 받은 스님은 이후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추앙 받던 한암 스님이 주석하던 오대산 상원사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암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수많은 경전들을 직접 지도 받았다. 그런가 하면 혜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문하로 들어가 경전과 어록을 배웠으며 틈틈이 대강백으로 알려진 운허․관응 스님 밑에서 경전의 모든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출가 이후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혜정 스님은 사미계를 수지한 지 꼭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비구계를 수지할 수 있었다. 1959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혜정 스님은 이후에도 동학사 불교전문강원과 해인사 강원 등을 수료했으며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 입학해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혜정 스님은 1960년 총무원 교무국장을 시작으로 한태불교협회 문화부장, 동화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직할교구종회 부의장 등을 역임하면서 종무행정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스님은 후학 양성에 대한 원력도 남달랐다. 스님은 1974년 은사 청담 스님의 유지로 설립된 청담학원의 이사로 부임하면서 청담중고등학교에 대한 지원을 크게 확대했고, ‘어린이 청소년의 포교에 불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청소년 포교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스님은 1984년 삼각산 문수암 주지를 맡은 이후 사실상 폐사지와 같았던 사찰을 새롭게 중수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불교의 전통을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는 원력을 세웠던 스님은 이후 27년간 주석하며 대웅전을 비롯해 나한전, 요사, 굴법당, 삼성각, 해우소 등 수많은 전각들을 직접 일으켜 사찰불사에도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지난 2007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선출된 이후에도 스님은 새벽예불을 거르지 않았고, 늘 청빈한 삶을 추구하면서 출가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던 스님은 지난 11월초 삶이 다했음을 직감한 듯 상좌들에게 “내 바랑 속에 내 살림살이를 적어 놓았으니, 내가 떠나고 나면 보라”며 “오늘 이 몸을 버리고 가니(今日去捨身)/형상이 없는 오직 한 사람이(無形唯一人)/삼각산 앞에서 춤을 추니(三角山前舞)/돌사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네(石人笑點頭)”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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