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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념처관(四念處觀)

기자명 법보신문

건강한 심리상태 유발하는 네 가지 방법
깨달음 성취하는 가장 기본 되는 출발점

지난 호에서 다루었던 오정심관(五停心觀)이 불건강한 심리상태를 치유하고 멈추게 하는 다섯 가지 수행법이라면 사념처관은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네 가지 수행법이다. 깨달음을 성취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은 사념처관이다. 몸의 존재,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고(신념처관·身念處觀),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차리고(수·受), 변화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심·心), 현상의 공(空)함, 즉 모든 현상들이 상호의존적이고 조건에 의해 발생하고 사라진다는 사실(법·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신념처관을 할 때는 크게 두 가지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즉 우리 몸이 행동할 때는 행동하는 줄을 알아차리고, 머물러 있을 때는 머물러 있는 줄을 알아차리고, 누워있을 때는 누워있는 줄을 알아차리고…, 조용히 있을 때는 조용히 있는 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들의 몸이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잠시잠깐 이 몸을 빌려 사용하는 것일 뿐 때가 되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림으로서 몸에 대한 집착을 놓는 동시에 온 우주가 우리의 본래 몸임을 깨달아가는 것이다.


수념처관은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작용으로서 괴로움의 느낌이 일어날 때는 괴로움을 알아차리고, 즐거움의 느낌이 일어날 때는 즐거움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일어날 때는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심념처관은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심리 상태들, 즉 탐욕, 성냄, 질투심, 미움 등의 정서, 감정적 내용이 일어날 때 그것을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법념처관은 5가지 감각기관과 의식의 대상들, 즉 색성향미촉법이 모두 원인과 조건에 의해서 생겨난 것임을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흔히 신념처관의 구체적 방법으로는 부정관(不淨觀, 묘지에 버려진 시체를 보고 자신의 몸도 그와 같이 됨을 관함)이나 백골관(白骨觀, 묘지에 뒹구는 해골을 보고 자신의 몸도 그렇게 됨을 관함)을 소개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이는 교리적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건강하고 선(善)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더러움과 깨끗함의 이원적 대립을 용인하는 부정관은 어쩐지 깨달음의 출발점으로는 합당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지난 호에서 이미 보았듯이 깨달음의 길로 입문하는데 장애가 일어날 정도로 탐욕의 성향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사념처를 닦기 전에 오정심관에서 먼저 부정관을 통해 치유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념처관에서 몸은 깨달음을 위한 근본이고 홈그라운드다. 몸을 떠난 깨달음은 없다. 몸을 통해 느낌을 관하고, 몸을 통해 마음을 관하고, 몸을 통해 현상을 관해야 한다. 지혜는 어떤 이원성도 용납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이원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몸을 떠난 마음은 온전하지 않다. 흔히 “제정신”이 아니라는 표현을 할 때, 그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바로 마음이 몸을 떠나 있을 때다. 몸과 분리된 느낌, 정서, 생각은 망상으로 향하는 지름길일 뿐이다.


▲서광 스님
자신의 마음이 평화롭지 않고 산만하고 불편한 순간들을 잘 관찰해 보면 그 순간 마음이 몸을 떠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 몸과 마음이 힘들고 고단한 순간, 그 순간을 잘 알아차려보면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일체성, 동시성, 조화로움이 매우 중요하다.


서광 스님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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