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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부처님 다비식과 가섭존자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두 발에 절하는 가섭존자

 

▲간다라 2~3세기, 독일 베를린인도미술관

 

 

가섭존자는 500명의 많은 비구들과 함께 빠와(Pavā)에서 꾸시나라에 이르는 큰 길에서 만다라 꽃을 든 아지와카(Ājīvaka) 교도를 만났다. 그로부터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편 꾸시나라에서는 네 명의 말라족 수장들이 부처님의 유해를 화장하기 위해 모였다. 그들은 머리를 깎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채 화장용 장작더미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유해에는 불이 붙지 않았다. 말라족 사람들이 아나율 존자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가 대답했다.


“가섭존자가 지금 500명의 비구들과 함께 빠와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그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기 전까지 부처님의 유해가 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잠시 후 가섭 존자와 비구들이 꾸시나라의 마쿠타반다나 사당에 도착했다. 그들이 부처님을 다비하기 위한 장작더미로 가서 부처님 유해에 절을 마치자, 장작더미는 저절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빨리본 ‘대반열반경’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대반니원경’과 ‘사분율’에는 뒤늦게 도착한 가섭 존자에게 부처님께서 관 밖으로 발을 내미는 내용이 있다.


“가섭 존자는 부처님의 황금관을 자세히 보면서 스스로 생각하되, ‘내가 너무 늦게 와서 스승님이 먼저 가셨도다. 부처님의 머리와 발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겠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두 발을 쌍으로 내밀었다. 가섭 존자는 즉시 머리를 부처님의 발에 대고 부처님의 공덕을 게송으로 읊었다.”


현재 독일 베를린 인도미술관에 소장된 간다라 불전도는 이들 경전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꽃으로 장엄된 관(棺)과 대좌가 있고 관 밖으로 부처님께서 두 발을 내밀고 있다.


▲유근자 박사
가섭존자가 부처님 두 발에 절을 하고 찬탄을 마치자 다비가 시작되었고, 이때 하늘에서 꽃과 향을 뿌렸다는 ‘대반니원경’의 내용은, 관과 대좌의 꽃으로 표현되어 있다.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가섭 존자의 모습에는 어딘가 애틋함이 묻어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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