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해 스님 [하]

기자명 법보신문

‘십현담’ 읽고 주해까지 펴내

▲스님은 ‘유마힐소설경강의’를 펴내기도 했다. 

‘조선불교유신론’을 통해 민족불교·대승불교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불교가 새롭게 나아갈 길을 제시한 만해 스님은 이후 불교개혁과 관련하여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팔만대장경을 요약 정리해 대중들이 쉽게 읽도록 한 ‘불교대전’ 발간을 비롯해 불교 대중화 및 혁신을 위한 단체 조선불교강구회, 조선불교회, 불교동맹회 등을 조직해서 이끌었고 대중들을 계몽하기 위한 잡지 ‘유심’을 발간하는 등 쉼 없이 자신의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고 시, 소설, 수필 등 문학작품을 통해 많은 대중을 지도하면서 민족의 심성을 울렸다.


만해의 그러한 열정과 정신은 바로 선(禪)에서 발현됐다. 이미 오세암에서 견처를 얻은 만해는 “선은 전인격의 범주가 되는 동시에 최고의 취미요, 지상의 예술이다. 선은 마음을 닦는, 즉 정신수양의 대명사다”라고 선을 정의했다. 이렇게 선을 생활적 측면으로 정의한 만해는 심우장에 칩거할 때도 근황을 묻는 기자에게 “틈만 있으면 정좌하고 참선하는 것이 나의 매일매일의 중요한 일과”라고 할 정도로 수행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불교청년운동에 대해 “조선불교청년운동은 조선불교의 중추기관이 되어야 하고 조선불교 통일의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고, 포교법에 대해서는 “오늘날 조선에 있어서 가장 급한 것은 교지의 경향보다는 자못 그 교지를 어떻게 전파해야 널리 세상에 퍼지겠느냐는 포교문제에 큰 힘을 조종하고 있다”고 밝히는가 하면, 조선불교 통일과 관련해 “조선불교의 장래를 전망하여 그 흥륭을 꾀한다면 사찰의 교정통일이 무엇보다도 선결문제다. 각사의 주지와 일반 승려는 마땅히 허심탄회한 불교의 대국에 착안하여 교정의 통일을 완성할지어다”라고 설하는 등 수많은 불교관련 글과 말 역시 선정력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만해의 선 수행에 대한 단면은 ‘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 발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25년 백담사로 돌아갔던 그는 김시습이 주해한 ‘십현담요해’를 읽으면서, 자신과는 다른 해석을 확인하고 원 저자인 중국 당나라 상찰 선사의 ‘십현담’까지 읽고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십현담주해’를 펴냈다. ‘경덕전등록’ 제29권에 실려 있는 ‘십현담’은 중국 당나라 선승 동안상찰이 조동종의 가풍과 수행자의 실천 지침 등을 칠언율시 형식으로 노래한 10수의 게송으로 구성돼 있다. 이후 송나라 때 법안종을 개창한 문익이 여기에 주석을 달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김시습이 한문 주석을 붙인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를 통하여 널리 알려졌다.


만해는 또 ‘유마경’에도 관심이 많아 대승불교를 신행하는 유마힐에 대한 이 경전을 일부 번역해 ‘유마힐소설경강의’로 펴내기도 했다. 만해는 이 경전에서 대승의 정신을 규범으로 삼고 현대를 살아가는 길을 탐구했으며, 유마가 개인의 완성과 인류의 완성을 대등한 것으로 주장한 것에 주목했다. 따라서 “만해가 자유를 추구하는 방향에서 불교혁신을 추진하고 민족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것이 유마의 대승불교 정신을 구현한 것”이라는 평가도 따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1973년 후학들이 발간한 ‘한용운 전집’을 “필독할 양서, 이 전집을 읽어야 완전한 인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만해의 삶과 사상을 추앙하고 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