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은 전생에 500명의 코끼리를 거느리는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코끼리 왕인 때가 있었다. 그는 히말라야 산중 아름다운 연지(蓮池)가 있는 곳에서 코끼리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코끼리 왕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특히 첫째 부인을 유난히 사랑했다. 어느 날 물 속에서 연꽃을 얻자 첫째 부인에게 주었다. 질투를 느낀 둘째 부인은 남편인 코끼리 왕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그후 인간 세상에 태어나 국왕의 아내가 되었다.
왕궁에서 전생의 일을 기억해 낸 왕비는 코끼리 왕을 죽일 계획을 세운 후, 코끼리 왕이 있는 곳을 알고 있는 사냥꾼에게 상아를 잘라 올 것을 명령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사냥꾼은 왕궁을 떠나 산 속으로 향했다. 그는 코끼리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수행자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독이 묻은 화살을 갖고 파 놓은 구덩이 속에 몸을 숨긴 채 코끼리 왕을 살피고 있었다. 기회를 잡은 사냥꾼은 코끼리 왕을 독화살로 쏘았다.
그 때 뭇 코끼리들이 모여 들자 보살인 코끼리 왕은 사냥꾼을 해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냥꾼을 그의 배 밑으로 들어오게 했다. 이에 감복한 사냥꾼은 국왕의 심부름으로 코끼리 왕의 어금니를 가져가려고 왔으나, 괴로워서 어금니를 뽑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코끼리 왕은 스스로 코로 어금니를 묶어 뽑아 주었다. 그 이유는 과거세에 한량없는 몸 가운데 항상 이와 같이 베풀기 어려운 보시를 짓는 것을 서원(誓願)했기 때문이다.
육아상 자따까는 『대장엄론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남인도 아마라와띠 절터에서 발견된 <육아상 자따까>는 『대장엄론경』과 『육도집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