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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참회와 참법-3

자비참, ‘자비도량참법’ 근거한 참법
양 무제가 부인 치씨 구제 위해 발간

자비참은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에 근거해서 행하는 참법이다. 중국 남제(南齊)의 경릉왕(竟陵王)이 어느 날 꿈을 꾸고서 감응된 바를 적어서 21편 30권의 책으로 펴낸 것을 기초로 하여, 양(梁)의 무제(武帝) 때 그의 지시로 고승들이 여러 경전들에 들어있는 참회의 방법과 내용들을 일정한 체계로 엮어 낸 것이다.


양 무제의 꿈에 그의 죽은 아내인 치씨가 나타나 구제할 것을 간청하였다. 황후 치씨는 생전에 질투가 심해 궁녀들을 구박하고 살해하였다. 그 업보로 인하여 그녀는 구렁이가 되어 무제 앞에 나타나 이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공덕을 닦아 달라고 당부한다. 무제가 당대의 대덕들을 초대해 묘책을 묻자 지공 스님은 참법을 닦을 것을 권한다. 이에 고승들이 여러 경전을 참고하여 이 책을 편찬하였고, 무제는 이 참법을 닦아 지성으로 부처님을 봉행한다. 그러자 황후가 도리천에서 왕생하였고 천상의 선인으로 화하여 다시 무제 앞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이 책의 편찬 동기에 책의 내용, 혹은 참법의 요체가 잘 요약되어 있다. 이승의 삶과 저승의 삶이 모두 업과 연기의 원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 착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행한 것에 대한 과보를 반드시 받는다는 것, 하지만 큰 악업을 지었다 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면 이에서 벗어난다는 점, 선업을 짓고 지성으로 발원하여 그를 중생과 나누면 구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자비도량참법’ 10권은 크게 세 부분(1·2권/3·6권/7·10권)으로 나누어지는데, 첫째는 정삼업(淨三業), 곧 참법을 행하는 이가 먼저 갖추어야 할 몸과 마음의 준비에 대하여 설한다. 먼저 삼보에 귀의하고[歸依三寶] 의심을 끊은 후[斷疑], “아무개 등은 다시 한 번 지성으로 엎드려 빕니다. 시초가 없는 아득한 옛적부터 오늘에 이르는 동안 저희들은 살생을 일삼거나 도적질을 하는 등 같은 몸으로 저지른 죄, 망령된 말이나 아첨하는 말, 이간하는 말 등 같은 입으로 저지른 죄,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등 마음으로 저지른 죄를 수없이 범하였을 뿐 아니라 남들까지 부추겨 저지르게 하였으니 찰나에 지은 죄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오늘 이 모든 죄를 참회하오니 원컨대 일체를 가셔주소서.” 식으로 참회한다[懺悔]. 이어 부처가 되려는 목표로 끊임없이 깨달음을 지향하고[發菩提心] 큰 소원을 내며[發願], 마지막으로 발원의 결과를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과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發回向].


둘째는 현과보(顯果報) 장으로, 사람이 착한 일, 혹은 악한 일을 하는가 따라 반드시 그 과보가 드러남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출지옥(出地獄)’ 장에서는 업에 의한 과보의 일종으로 여러 가지 지옥의 형태를 소개하고 그곳의 중생을 구제하는 방법으로 참법을 설한다. ‘해원석결(解寃釋結)’ 장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원한, 타인과 타인간의 원한이 없어야 지옥이 없어진다는 설법을 하고 원한을 풀 수 있는 방법으로서 예참 의식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발원(發願)’ 장에서는 서로가 모든 원한을 풀어 성냄과 어리석음을 생겨나지 않게 하고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소원을 갖는 예참 의식에 대하여 설하고 있다. 셋째는 자경(自慶), 곧 스스로 경하하게 된 것이다. 이미 삼보에 귀의하고 의심을 끊고 참회를 하였을 뿐 아니라 깨닫는 마음을 내고 원한을 풀었으니 누구나 기뻐할 경사가 된다고 하면서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 것 등 15가지 경사를 들고 있다.

 

▲이도흠 교수

이어서 육도(六道)의 중생을 위한 예참인 ‘위육도예불(爲六道禮佛)’, 이 공덕마저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발회향(發廻向)’과 ‘발원(發願)’으로 이어지고, 누구나 깨달음에 이르게 되기를 빌고 부탁하며[촉루(囑累)], 마무리를 맺는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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