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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최우선 가치에 두겠다’고 밝힌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자승 스님은 2월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용산참사로 감옥에 갇혀 실형을 살고 있는 철거민 8명의 특별사면을 공개 청원했다. 종교지도자가 용산참사 구속자들의 특별사면을 청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청원서에서 “용산참사로 인한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관련자가 아직 구속돼 있는 등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 종교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시 참사의 책임을 온전히 철거민에서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진정한 대화와 소통은 관용으로부터 시작된다”며 “구속된 철거민 8명과 관련자들에 대해 화해와 관용의 정신으로 특별사면을 단행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청원했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년 1월20일 재개발을 반대하며 용산구 한강로 2가의 건물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지역세입자와 이를 강경 진압하려던 경찰을 비롯한 용역들과의 충돌로 화재가 발생,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때문에 이 사건은 이 시대 개발논리가 불러온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검찰과 경찰은 최소한의 안전대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강경진압으로 일관한 경찰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사회적 비판이 많았지만 이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철거민들에게만 책임을 물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당시 철거반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지역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 소속의 회원 8명만 기소돼 결국 4~5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형량의 절반 이상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자승 스님은 “정부와 철거민 서로가 서로에게 준엄한 책임을 묻고자 했지만 정부는 법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철거민을 구속했고 힘이 없는 철거민들은 어디에도 그 책임을 묻지 못했다”며 “오히려 생존의 불안에 시달리며 차디찬 거리에서 절박한 상황을 목 놓아 호소할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에 앞서 자승 스님은 전국 8개 교도소에 각각 수감돼 있는 철거민들에게 영치금과 108염주 등을 전달했다. 특히 자승 스님은 수감된 철거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직접 작성한 편지를 통해 “철거민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당부와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 동안 자승 스님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이 사건은 이 시대 우리가 안고 있는 대립과 갈등의 상징”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왔다. 특히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 취임 하루 전날인 11월4일에는 예고 없이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 빈소에 분향했으며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스님은 또 2010년 2월 용산참사로 희생된 철거민과 경찰 유가족을 초청해 위로와 함께 화해의 자리를 주선하기도 했다.
자승 스님은 용산참사로 수감된 구속자의 특별사면을 위해 종교계 및 사회 각계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이른 시일 내에 ‘용산철거민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를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특별사면 지원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또 종교지도자협의회 등과 공동으로 입장성명을 발표하고 각계의 관심을 촉구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다음은 자승 스님이 이명박 대통령에 보낸 공개 청원서 전문.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 특별사면 청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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