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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일각선인(一角仙人) 자따까

신통력으로 큰 가뭄 들게 해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경, 꼴까타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내의 유혹에 대해 비구들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에 바라나시의 산속에 수행자(바라문, 仙人)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소변을 보다가 정액을 흘리고 말았다. 바라문 뒤를 따르던 암사슴이 풀에 묻은 그것을 먹고 임신해서 새끼를 낳았다. 머리에 뿔이 하나 달린 사람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각(一角) 또는 독각(獨角)이라 불렀다.


사슴이 아이를 선인의 처소에 버리고 가자, 선인은 자신의 자식임을 알아보고 정성을 다해 키웠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는 아들에게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 것을 충고했고, 부친의 유언대로 수행에 전념한 아들은 다섯가지 신통을 얻었다.


그런데 일각선인은 비가 오는 어느 날 산에 갔다가 미끄러져, 물병을 깨뜨리고 말았다. 화가 난 그는 나머지 물병에다 물을 담아 놓고 앞으로 12년 동안 비를 내리지 말라고 주문(呪文)을 외웠다. 이 주문의 힘 때문에 바라나시에 큰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바라나시의 왕은 점술가에게서 가뭄의 원인은 선인의 분노이고, 그 해결책은 선인의 계행(戒行)을 무너뜨려 신통력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러자 한 음녀(淫女)가 나섰고 그녀는 일각 선인의 처소에 가서 그를 유혹해 왕궁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성 안에 머물고 있던 선인은 숲속의 고요한 곳을 그리워했다. 왕은 가뭄을 해결했기 때문에 그를 산으로 돌려 보냈고, 선인은 다시 다섯가지 신통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각 선인은 바로 나의 전생이오, 음녀는 야소다라이다.”


▲유근자 박사
바르후트 대탑 울타리에 새겨진 ‘일각선인 자따까’는 아래에서 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앉아서 오줌 누는 선인과 정액과 오줌이 묻은 풀을 먹는 사슴, 초막(草幕)이 있는 선인의 처소로 와서 분만하는 사슴과 아이를 안으려는 선인, 막대기에 달린 2개의 물병과 나머지 물병에 물을 담고 주문을 외우는 일각 선인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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