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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 데와닷따의 자비심 없음에 대해 비구들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에 보살은 많은 무리를 이끄는 코끼리 왕으로 히말라야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그때 메추라기 한 마리가 코끼리들이 배회하는 곳에 알을 낳았다. 새끼들이 아직 날지 못할 때, 코끼리 왕과 그 무리들이 먹이를 찾아 이곳으로 왔다.
혹시 코끼리들이 먹이를 찾다가 새끼들을 밟아 죽일까 고민하던 메추라기는, 두 날개를 모아 합장하고 코끼리 왕에게 자식들을 보호해 주기를 간청했다. 코끼리 왕은 발로 새끼 메추라기들을 덮어 보호했고, 코끼리 무리가 모두 지나가자 “내 뒤로 홀로 걷는 코끼리가 올 것이니, 그에게도 꼭같이 새끼들의 안전을 부탁하세요”라고 말했다.
홀로 걸어오는 코끼리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지만, 그 코끼리는 메추라기 새끼들을 발로 밟아버렸다. 그래서 나무 가지에 앉아 복수를 결심한 메추라기는 까마귀, 파리, 개구리 등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마귀는 메추라기의 요청대로 코끼리의 두 눈을 부리로 쪼았고, 파리는 그 자리에 알을 낳았다. 코끼리는 구더기에게 살을 뜯겨 통증 때문에 목이 말라 물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그 때 개구리는 산 정상에서 울면서 코끼리를 유인했고, 그 다음에는 낭떠러지 근처로 가서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낭떠러지로 온 눈이 먼 코끼리는 발을 잘못 디뎌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들에게 원한을 사는 행동을 하지 말 것과, “그 때 홀로 걷던 코끼리는 데와닷따이고, 코끼리 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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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