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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마가데바 자따까

왕의 흰머리카락 뽑는 이발사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속세를 떠나 출가 수행하는 것에 대해 비구들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에 보살은 마가데바 왕으로 성품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는 8만4천년마다 왕자나 부왕(副王) 또는 대왕으로서 나라를 통치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발사에게 “내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보이면 나에게 알려다오”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이발사는 한 개의 흰 머리카락을 발견하고는 왕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이 말을 듣자 왕은 백발(白髮)을 뽑아서 보여달라고 했고, 아직 8만4천의 수명이 남아 있었지만,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출가를 결심했다.


먼저 이발사에게는 수익이 들어오는 마을을 주었다. 그리고 왕자에게는 “내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생겼다. 나는 인간으로서 충분히 쾌락을 누렸으니, 이제는 천상의 기쁨을 찾고자 한다. 지금이야말로 내가 세속을 떠날 좋은 때이니, 너는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면서 왕위를 물려주었다.


왕위 계승을 끝내고 출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마가데바 망고림 동산에서 8만4천년 동안 수행에 전념했다. 죽은 후에는 범천 세계에 태어났고, 다시 환생해 쇠퇴하고 있던 자기의 일족을 통합했다. 그 후에는 또다시 범천 세계에 태어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들에게 여래가 세속을 떠나 출가 생활을 한 것은 비단 지금 뿐만이 아니라 전생에도 그러했고, “그 때 이발사는 아난다이고, 왕자는 라훌라이며, 마가데바 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바르후트 대탑 울타리 윗부분에는 다양한 주제의 자따까(本生譚)가 표현되어 있는데, <마가데바 자따까>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중앙에 앉아 있는 마가데바 왕은 오른손으로 흰 머리카락을 잡고 있다. 왕 오른쪽에는 황금 족집게로 왕의 흰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이발사가 있고, 그 아래에는 이발 도구가 놓여 있다. 왕 앞에는 왕위 계승자인 왕자가 합장한 채 아버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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