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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장으로 전락한 대안학교

  • 기자칼럼
  • 입력 2012.02.22 14:45
  • 수정 2012.02.22 14:51
  • 댓글 0
▲송지희 기자

다문화 위탁대안학교가 또 다른 선교의 장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국내 첫 다문화 위탁대안학교 광주 새날학교(교장 이천영)가 2월11일 제1회 졸업식을 개최하고 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장은 새날학교에 교육을 위탁한 공립학교장 명의로 나왔다. 새날학교의 졸업식은 여타 졸업식과 다르게 언론의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다문화 2세 및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학력이 인정되는 위탁 교육기관이라는 점 때문이다.


문제는 이날 졸업식에서 다문화 대안학교의 종교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 새날학교 졸업식 현장에 걸린 현수막에 적혀있던 문구 때문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는 특정 종교색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새날학교가 지난 2011년 6월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위탁교육기관 인가를 받은 이후 예산 지원과 학력인정 등 일반학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다문화 대안학교가 특정종교의 선교장으로 운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천영 새날학교장이 교직자선교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새날학교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선교사 양성기관’과 다름없어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이 교장은 2011년 9월1일 ‘다문화 대안학교의 보람’이라는 기고문에서 “새날학교의 특징은 21세기 기독교가 맞이한 새로운 선교현장”이라며 “학생 개개인이 재학중 신앙 교육을 받고 세계 복음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기회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중도입국 자녀를 미래 선교 자원으로 활용해 각국에 파송한다면 한국인 선교사 5명 이상의 몫을 감당하는 현지인 선교사로서 하나님 나라 확장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정종교 색이 여과없이 드러난 새날학교 졸업식 현수막.

 


문제는 ‘다문화 2세를 잠재된 선교인력’으로 보는 이천영 교장의 인식이 이미 기독교계에 널리 확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교직자 선교회는 이천영 교장을 학교에 선교사라는 명칭으로 ‘파송’했다.


다문화 대안학교는 중도입국 자녀 및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다문화 2세를 위한 학교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보통학교보다 더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인 셈이다. 새로운 교육형태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의 종교 자유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와 교육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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