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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결국 징계회부

  • 집중취재
  • 입력 2012.03.12 14:35
  • 수정 2012.03.14 14:47
  • 댓글 0

호법부, 초심호계원에 공권정지 5년 징계청구
고불암 관련 미승인 보증·근저당설정 등 혐의
선각 스님 해인사 주지 재임 사실상 어려울듯

그 동안 농촌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통해 위패, 천도재, 납골, 수의 등을 고가로 판매하는가 하면 종단의 승인 없이 사찰부동산을 근저당 설정해 주는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켜 중앙종회를 비롯해 지역사암연합회, 해인사정상화대책위 등으로부터 진정이 제기됐던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이 결국 징계에 회부됐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최근 선각 스님을 직무상 비위 등의 책임을 물어 호계원에 징계 청구했다.


선각 스님은 지난 2005년 해인사 고불암 무량수전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장기간 부채가 발생하도록 해 사찰에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공사계약서에서 종단의 승인 없이 연대 보증인으로 참가 했으며, 채무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종단 승인 없이 근저당을 설정해 주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각 스님은 공사대금에 대한 연대보증을 섰으면서도 고불암과 무량수전에 대한 공사비를 입증할 수 있는 정산서류조차 없어 그 피해가 사찰에 전가될 수 있도록 한 직무유기 혐의도 포함됐다. 호법부는 이 같은 혐의의 책임을 물어 공권정지 5년의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호법부는 선각 스님이 방문판매업 사업등록을 개설하고 외주 업체와 계약을 맺고 비불교식으로 장례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마땅한 종법규정이 없어 징계 청구내용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각 스님은 자신이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던 (주)능인과 지난 2005년 고불암 무량수전을 건립해 공동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공사대금은 능인이, 납골사업에 따른 제반 허가 등은 고불암이 맡는 조건으로 이행합의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능인은 부산의 건설업체인 명신건설과 무량수전 건설에 따른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이 과정에서 고불암 감원 선각 스님은 종단의 승인 없이 연대보증인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능인이 수년 째 수십 억 원에 이르는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급기야 무량수전이 강제경매에 신청되고 불상마저 압류당하는 초유의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종단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 2010년 5월 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회는 호법부에 진정을 제기, 선각 스님의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와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런가 하면 명신건설이 지난해 1월 “선각 스님이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조주연수원을 2010년 1월26일 해인사에 되판 것은 사회상규상 사해행위에 해당된다”며 거창지원에 해인사를 상대로 매매계약 취소와 배상을 요구하는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선각 스님의 개인 채무 문제가 해인사로까지 번지게 됐다.


결국 궁지에 몰린 선각 스님과 능인은 지난해 1월14일 명신건설에 현금 20억 원을 지급하면서 채무관계를 정리했다. 그러나 명신건설에 지불한 20억 원은 능인의 임원인 이모 씨의 부인 엄모 씨가 개인적으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얻어 지급한 것으로, 이 때문에 선각 스님은 무량수전의 토지와 건물을 종단의 승인 없이 엄모 씨에게 26억 원을 채권최고액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선각 스님은 지난해 3월28일 근저당권을 해지했다.


이처럼 직무상 비위 혐의로 호계원에 징계가 청구되면서 선각 스님의 해인사 주지 재임도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본말사주지 인사규정에 의하면 호계원에 징계의 사유로 심리 중인 자는 교구본사 주지에 취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선각 스님이 해인사 주지에 재임되기 위해서는 임기만료일 전까지 징계여부가 확정돼야 한다. 그러나 초심호계원에 이어 재심호계원의 최종 판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선각 스님의 재임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조계종 초심호계원(원장 세영 스님)은 3월26일 심판부를 열어 호법부가 징계 청구한 선각 스님 등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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