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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일변도 벗어나 종단·고승 새롭게 조명

  • 교학
  • 입력 2012.03.30 20:55
  • 수정 2012.04.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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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탁 교수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 출간

큰스님 문집․사상 비판
잘못된 예불의식 지적
“엄연한 과거 덮어서야”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

근현대불교사는 근래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다. 전문 연구자도 점차 늘고 있으며 종단이나 사찰에서 주관하는 근현대불교 학술세미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십수 년 전까지도 근현대 불교는 가장 기피하는 분야였던 것과는 분명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문 연구자들과 관련 논문이 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논문의 질에 있어서는 평가들이 사뭇 엇갈린다. 학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객관성보다는 주최 측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논문’이 지나치게 양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펴낸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새문사)는 주목할 만하다. 근현대 불교의 주역인 고승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고승 연구는 찬양과 우호 일변도의 차원에서 진행된 점도 적지 않았으나 신 교수는 고승의 본질 및 정체성을 논하면서도 그들의 특성과 차별성까지 조목조목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 그리고 이승만 정부 시절의 분규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새롭게 역사의 표면으로 부각되었다. 이 말은 즉 ‘대한불교조계종’의 탄생이 그렇다는 것이다.…세속 정치의 좋지 못한 전례들을 불문(佛門) 안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선거로 총무원장 뽑고 본사 주지 뽑는 것, 이것 말고 불교 본래적인 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종단의 출현을 통해 본 한국불교의 정체성’)


“예불문을 비롯한 예불의례가 한 종단의 총체적 이념과 역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한불교조계종은 이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조계종이 신흥종단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대한불교조계종은 신흥종단이 아니다.”(‘대웅전 예불문을 통해 본 한국불교의 정체성’)


“‘금오집’ 제2장과 제3장에서 드러나듯이 금오 선사께서는 평소에 선사가 좋아하는 경전이나 선서의 문구를 적어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금오집’의 편제를 보면 금오 선사가 몸소 지은 글로 오해될 수도 있도록 편찬된 부분이 적잖이 들어있기 때문이다.”(‘금오 태전 선사의 선사상’)


“필자가 검토해 본 이상의 두 가지 사례에 한정해서 말해본다면 청담 선사의 이름으로 출간한 ‘신심명․선입문’의 일부 내용은 습선(習禪)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역경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동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청담 순호 선사의 선사상’)


이렇듯 신 교수는 때론 에둘러서 때론 직접적으로 ‘큰스님들’의 사상과 문집에서 오류를 정확히 짚어내고 그것이 왜 문제인가를 지적한다. 물론 그것은 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의 평가처럼 신 교수의 탄탄한 불교 이해, 견실한 어학 실력, 선명한 논리 전개, 부지런함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신 교수는 “지난 전통으로 현재와 미래를 뒤덮어서도 안 될 일이고, 역으로 현재 내가 모른다고 하여 엄연하게 있었던 과거의 역사를 비(非) 역사로 거세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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