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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광흥사 도난 ‘훈민정음해례본’ 국가기증 논란

  • 교계
  • 입력 2012.05.04 21:52
  • 수정 2012.05.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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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7일 고궁박물관서 기증식 추진…조계종 반발
조계종, “해당사찰과 협의없이 진행된 일방적 조치 유감”

지난 1999년 안동 광흥사에서 도난된 것으로 알려진 훈민정음 해례본이 2008년 공개되면서 소유권을 두고 법정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 소유자가 돌연 국가에 기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이 출처가 불분명한 문화재에 대해 해당 사찰과 아무런 협의 없이 공식 기증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조계종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5월7일 오후 1시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자인 조모 씨가 국가에 기증하기로 해 이에 대한 기증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진명 스님은 5월4일 오후 ‘문화재청의 훈민정음 해례본 기증절차 진행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문화재청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진명 스님은 입장문에서 “도굴범이 (법정에서) 안동 광흥사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절취했다는 증언을 했음에도, (문화재청이) 해당 사찰이나 종단에 어떤 협의나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국가로 기증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명 스님은 이어 “종단은 문화재청이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 출처에 대한 조사나 통상 도난문화재 발견 시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조사가 적절하고 충분하게 진행됐는지, 또 값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문화재를 개인이 어떤 이유로 국가에 기증한 것인지 등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진명 스님은 “문화재청은 이런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또 종단의 입장에 대해 성실히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1999년 안동 광흥사 도난 사건 현장. 복장유물이 도굴되면서 불상과 나한상이 크게 훼손됐다. 

 


논란이 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과 동일한 것으로 2008년 상주에 사는 배모 씨가 “집을 수리하던 중 발견했다”며 공개하면서 해례본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상주에서 문화재골동품을 수집하는 조모 씨가 “자신의 집에서 배모 씨가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소유권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조씨는 해례본을 서모 씨로부터 입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정 증인으로 나온 서모 씨는 “해례본을 1999년 경 안동 광흥사 나한상 복장에서 훔쳤다”고 밝히면서 해례본의 원소유주가 광흥사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흥사 측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소유자라고 주장하면서 돌려줄 것을 요구해 왔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도난 문화재가 발견되면 우선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기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문화재청이 해당 사찰과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국가기증절차를 밟는 것은 도난문화재 관리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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