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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위신력의 열두 가지 비유-상

기자명 법성 스님

일체 생사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법화경 상징

 

 

 

이 비유는 법화경 제23 약왕보살본사품에 나온다.


“수왕화여! 이 경은 일체중생을 능히 구하며, 이 경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고뇌에서 떠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에게 대이익을 주어 그 소원을 채우게 하느니라. 마치 청량한 연못이 모든 목마른 자를 능히 만족시키는 것과 같고, 추운 자 불을 만난 것과 같고, 헐벗은 자 옷을 얻음과 같고, 상인이 물주를 만남과 같고, 어린 자식이 어미를 만남과 같고, 물가에서 배를 만남과 같느니라. 이 법화경도 또한 그러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고와 일체병통을 여의게 하여 능히 일체 생사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


5월은 유독 기념일이나 경축일이 많은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이며,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그리고 28일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올해는 윤달도 있어서 윤3월의 3주 가량이 5월에 들어있다. 며칠 전이 어버이날이었다.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는 총 5권으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5권은 모두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가운데 효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정리한 효선(孝善) 편이 ‘삼국유사’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여기에는 김대성이 전생과 현생의 두 부모에게 효도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량리의 가난한 여인 경조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대성(大城)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집안이 가난하여 키울 수가 없었으므로 부자인 복안의 집에 가서 품팔이를 하니, 그 집에서 몇 이랑의 논을 주어 생활의 밑천을 삼게 하였다. 이 때 점개 스님이 시주를 받으러 복안의 집에 이르자 복안이 베 50필을 시주하였다. 점개가 복안에게 축복하기를 ‘시주께서 보시를 좋아하시니 천신이 항상 보호하고, 하나를 보시하면 만 배를 얻게 될 것이며 안락하고 수명이 길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대성이 그 말을 듣고 나서 집으로 달려가 그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제가 스님이 말하는 것을 들으니, 하나를 시주하면 만 배를 얻는다고 합니다. 생각컨대 저는 전생에 좋은 일을 함이 없어 지금은 곤궁한데, 이제 또 시주를 하지 못하면 내세에는 더욱 가난할 것입니다. 우리의 적은 밭을 법회에 시주하여 후세의 응보를 기다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어머니가 흔쾌히 승낙해 전답을 점개에게 시주하였는데, 얼마 후에 대성이 죽었다. 그날 밤 나라의 재상 김문량의 집에 하늘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를 ‘모량리의 대성이란 아이가 이제 너희 집에 의탁하려 한다’하였다. 집안사람들이 깜짝 놀라 모량리에 사람을 보내 조사하니 대성이 과연 죽었다고 하는데,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던 날과 같은 때였다. 그래서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왼쪽 주먹을 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7일만에야 폈는데, 금간자(金簡子)에 ‘대성(大城)’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어 이름을 또 대성이라 짓고 그의 어머니를 맞이해 집안에 두고 함께 부양했다.(…중략…) 이에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세웠으며, 전생의 부모를 위해서 석굴암(石佛寺)를 세우고 신림과 표훈 두 스승을 청하여 각각 머물게 하였다. 그리고 부모의 조각상을 장엄하게 설치하여 길러준 노고에 보답함으로써 한 몸으로 2세의 부모에게 효도하였으니, 이는 옛날에도 듣기 어려운 일로서 시주를 잘한 징험을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삼국유사에 나온 이 이야기는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와 과거의 부모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효도하는 이야기이다. 바로 불국사와 석굴암의 창건설화이다. 김대성이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창건하고,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불교와 효에 관해 깊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물론 석굴암의 전체 구도는 ‘법화경 서품’의 영산회상도와 깊은 관련이 있고, 석가탑과 다보탑은 ‘제11 견보탑품’에서 유래하고 있다.


요즘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이 시대에 맞는 효도는 과연 무엇일까? 부모님은 영원한 우리들 생명의 뿌리이다.

 

▲법성 스님
효도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마음은 어찌 고금과 다를 수 있을까! ‘법화경’ 비유 중에서 어린 자식이 어미를 만나는 것과 같다는 대목을 새기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효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를 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할 때이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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