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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금빛게의 전생이야기

뱀을 잡아 부처님 구한 전생 아난다의 인연담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국립뉴델리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을 위해 몸을 버린 것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Jātaka No. 389).


어느 날 아난다는 코끼리가 부처님을 해치려고 달려 왔을 때 부처님을 위해 몸을 바친 일이 있었다. 비구들이 이 일을 서로 이야기 하자, 부처님께서는 “아난다가 나를 위해 몸을 바친 것은 지금만이 아니고, 전생에도 그러했다”고 과거의 일을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옛날에 보살은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성장하자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많은 땅을 경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논에 일하러 간 보살은, 금빛게가 살고 있는 연못가에서 세수를 했다. 그때 금빛게는 보살 곁으로 다가왔고, 보살은 금빛게를 겉옷으로 싸서 논으로 데려왔다. 일을 마친 후에는 다시 연못으로 금빛게를 데려다 주면서 둘은 친구가 되었다.


보살의 논 한 모퉁이에는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곳에 보살의 눈을 먹고 싶어하는 까마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 까마귀는 가까이에 살고 있는 검은 뱀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까마귀에게 보살핌을 받은 뱀은 어느 날 보살이 연못가로 와서 금빛게를 데리고 가는 순간, 다리를 물어 쓰러뜨리고 말았다.


보살이 쓰러지자 금빛게는 옷 속에서 나왔고, 동시에 까마귀들은 날아와 보살의 눈을 먹으려고 했다. 그 순간 금빛게가 까마귀들을 붙잡자 도망간 뱀이 돌아왔고, 금빛게는 뱀도 붙잡았다. 금빛게는 보살을 구하기 위해 뱀을 눌렀던 가위발을 조금 늦추어 뱀이 보살의 몸에 퍼졌던 독을 제거케 했다. 원기를 회복한 보살을 본 금빛게는 만약 이들을 살려두면 또다시 보살을 해칠 것을 알고는 가위발로 그들의 목을 눌러 죽여버렸다. 부처님은 이야기를 마치고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남편 까마귀는 데와닷따이고, 검은 뱀은 악마이며, 현명한 게는 아난다이고, 바라문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유근자 박사

바르후트 대탑 울타리에 표현된 금빛게의 전생이야기(Suvanna Karkata Jātaka)에는 조각의 일부가 깨졌지만 오른쪽에는 금빛게를 안고 논으로 일하러 가는 바라문이 있다. 왼쪽의 나무에는 바라문을 눈을 먹고 싶어하는 까마귀가 앉아 있고, 그 아래에는 검은 뱀에게 물려 쓰러져 있는 바라문과 바라문을 구하려는 금빛게가 까마귀와 뱀을 가위발로 붙잡고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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