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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수행법 어떻게 하나요?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차 한 모금에 근심을 버리세요'

일상생활 속에서의 수행 방법에 관심이 많은 75세의 불자입니다. 최근 차를 마시는 것을 통한 수행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는데, 그 의미와 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사물의 깊이를 보지 못합니다. 또한 수행자들도 하루가 바쁘다보면 깊이 있게 수행하는 시간을 빼앗깁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 속에는 어느 때든지 수행하는 것을 가장 좋은 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타서 찻잔을 잡고 찻잔을 보면서, 사물이 존재하는지 그 깊이를 관찰하면서,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수행이 됩니다. (중략)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한 잔의 차는 진실이요, 사실인 것입니다.' (지난 16일 방한한 탓닉한 스님의 설법 중에서)

차는 마음을 가라앉혀 내면의 편안함을 가져다줌으로써 외부적 환경이나 사람들과 하나 되게 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차를 마시는 것을 수행으로 삼는 '차수행법(茶修行法)'은 특수하게 여겨지는 수행의 범위를 일상생활에까지 넓히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 차분하게 차를 마시는 태도는 불가의 좌선수행법과 비슷하며, 차를 마시는 행다(行茶)는 의례를 통한 수행법이지만 그 형식을 뛰어넘어 형식이 없는 세계에서 걸림 없이 무애자재함을 얻기 위해서 쌓는 예법입니다.

다도를 하나의 도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선의 수행과 구도자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지극한 경지에 들어설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다름 아닌 '다선일미(茶禪一味)'의 경지로, '차 마시는 일과 선수행은 한가지 맛'이라는 뜻이지요.

조선 후기의 대선사이며 다도의 정립자인 초의(艸衣) 스님은 차 안에 부처님의 진리와 명상의 기쁨이 다 녹아있다고 했으며, '차의 진예(塵穢, 주:더러운 티끌 먼지) 없는 정기를 마시거늘 어찌 큰 도를 이룰 날이 멀다고만 하겠는가!'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그는 제법불이(諸法不二)를 강조하여 차와 선은 둘이 아님을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보살님께서 일상에서 차를 마시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차를 통해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도를 일상의 예법으로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그 절차를 익히는 일도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요즈음 여러 사찰에서는 이러한 차수행을 실천하기 위한 모임이 개설되어 생활 속의 선, 생활 속의 차를 익히는 수련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까운 사찰의 모임을 선택하여 활동하신다면 뜻을 같이 하는 불자들과의 맑은 인연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을 가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산노인종합복지관 관장 zen@ilsanseni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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