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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위신력의 열두 가지 비유-하

기자명 법보신문

어둠 속 등불이 되어주는 법화경 가르침

 

 

 

‘수왕화여, 이 경은 일체 중생 능히 구하며, 이 경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고뇌에서 떠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에게 대이익을 주어 그 소원을 채우게 하느니라.


마치 병든 자 의사를 만남과 같으며, 어둠에 등불을 얻은 것과 같고, 가난한 자가 보석을 얻음과 같으며, 백성이 어진 임금을 만난 것과 같으며, 장사꾼이 바다를 만난 것과 같고, 횃불이 어둠을 없애는 것과 같이 이 법화경도 또한 그러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고와 일체병통을 여의게 하여 능히 일체 생사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


5월28일은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다. 예년에 비해 윤3월이 들어 부처님오신날이 다소 늦어진 감이 있다. 초파일에 각 사찰마다 연등을 밝힌다. 연등을 밝히는 풍속은 부처님 당시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진 ‘빈자일등’의 일화이다.


한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판 돈으로 초라한 등을 사서, 부처님 전에 밝힌 것에서 유래한다. 대부호들도 각양각색의 화려한 등을 밝혀서 부처님 도량을 장엄하였다. 그들이 밝힌 화려한 등불은 늦은 밤이 되자 아난존자가 모두 끌 수 있었지만 유독 가난한 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밝힌 작고 초라한 등불만은 결코 끌 수 가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존자에게 그 등불의 인연에 대해 설하시며 그 여인의 공덕을 찬탄하게 된다. 여기서 유래한 것이 ‘빈자일등’ 이다. 외형적으로 크고 화려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 등불을 밝히는 정성에 부처님은 방점을 찍으셨다는 것이다.


가난한 여인이 밝힌 연등에 비견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급고독장자의 기원정사 건립이다. 죽림정사와 함께 불교의 2대 사찰로 꼽히는 기원정사는 사위국의 부유한 상인인 급고독장자가 부처님께 기증한 절이다. 급고독장자는 마가다국의 친구 집에 들렀다가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전율을 금치 못하였다. 그는 부처님을 찾아가 설법을 듣고 크게 감화를 받아 고향으로 부처님을 초대하였다. 그 후 제다 왕자 소유의 땅이 부처님께서 머무시면서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시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하고 왕자에게 그 땅을 자신에게 팔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왕자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급고독장자의 거듭된 요청에도 싸늘하게 대답한다.


“당신이 혹 황금으로 이 땅을 덮는다면 생각을 해보겠소.”


이 이야기에 그 장자는 다음날부터 정말로 수레에 황금을 가득 싣고 와서, 그 땅을 덮기 시작한다. 제다왕자는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도대체 당신이 이 땅을 사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묻는다.


그러자 장자는 “지금 무수한 중생들을 제도하시는 석가모니부처님께 이 땅을 사서 훌륭한 도량을 하나 지어 드리고자 한다”고 말한다. 제다 왕자는 그 장자의 말에 큰 감동을 받고, 그런 훌륭한 사람에게 자신도 공덕을 짓고자 하여, 무상으로 자신의 땅을 기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땅에 급고독장자는 사찰을 지어서 부처님께 기증하니, 그것이 바로 기원정사이다. 장자의 지극한 마음에 감동한 왕자와 대부호의 정성으로 건립된 기원정사는 죽림정사와 함께 불교의 양대 사찰이 된다.


한 쪽은 가난한 여인의 정성 어린 등공양이요, 다른 한 쪽은 권력자인 왕자의 땅 기증과 대부호의 건물 기증에 관한 이야기다. 이 두 사례의 보시자들은 신분과 재산에 있어 커다란 차이를 갖고 있다. 보시를 하게 된 과정과 그 규모도 비교하기 힘들만큼의 차이가 있지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자 한 그들의 정성에는 조금의 차이도 없을 것이다. 그 공덕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난주 말레시아 현지 교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사찰의 초청을 받아 법요식과 수계법회에 동참했다. 시내에 위치한 작은 포교당이었지만 먼 이국땅에서도 부처님을 모시고 지극한 마음으로 초파일 공양물을 준비하고, 꽃공양, 등공양, 음성공양 등을 올리는 신도들을 보면서 그들이 진정 이 시대 ‘빈자일등’의 주인공이며, 기원정사의 땅을 기증한 제다왕자와 같고, 사찰 건물을 부처님께 바친 급고독장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법성 스님
비록 우리나라의 명산대찰 같은 큰 절은 아니지만 그들의 지극한 마음이 만들어 낸 포교당이야말로 이 시대의 죽림정사이며, 기원정사가 아닐까! 해외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심의 햇불을 높이 들고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모든 사부대중께 경의를 표하며 그들이 밝힌 등불이 ‘법화경’의 가르침처럼 병든 자에게 의사가 되고, 어둠 속에서는 등불이 되어주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보석이 되어주길 발원한다. “부처님의 가피가 언제나 가득하길….”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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