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영담·선각스님 비판 위법 아니다”
“법보신문, 영담·선각스님 비판 위법 아니다”
  • 권오영 기자
  • 승인 2012.06.1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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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5월24일 본지기자 무죄선고
“영담 스님, PD수첩 외압 의혹제기
박기준과 친분관계 보면 무리없어”
“선각스님 보도도 허위사실 아니다"

조계종 전 총무부장 영담 스님과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이 본지 기자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모두 무죄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제8단독 심판부(재판장 김병철)는 5월24일 영담 스님과 선각 스님이 본지 보도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각각 검찰에 고소해 병합심리로 진행된 사건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이 사건의 요지를 공시했다.


지난 2010년 4월29일 한겨레신문은 인터넷 판을 통해 “김영일 불교방송 사장대행이 박기준 부산지검장 등 검찰 고위관계자들의 비리의혹을 폭로하는 MBC PD수첩의 방송을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교계 안팎에서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과 박기준 검사가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김영일 사장대행이 단독 판단으로 이뤄진 일은 아닐 것”이라고 영담 스님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박기준 검사와 영담 스님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웠다는 풍문이 있었고, 부천 석왕사 홈페이지에는 2007년 영담 스님이 주최한 불교행사에 박기준 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게재됐다. 또 박기준 검사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음에도 2007년 동국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2009년 11월 내한한 중국 종교국 관계자가 영담 스님과 함께 박기준 부산지검장실에서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 같은 의혹을 바탕으로 4월30일 “BBS 사장이 PD수첩에 외압, 이사장 영담 스님 입김 작용했나”라는 제목으로 추가 의혹을 보도했다.


“영담 스님은 정치승…구설수 오를 소지 많아”


이에 대해 법원은 “박기준 검사는 1977년 고시준비를 위해 거처하던 서울 구기동 혜림정사에서 당시 총무였던 영담 스님과 처음 친분을 쌓은 이후 각종 행사에서 만나 돈독한 친분을 쌓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김영일 사장은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의 추천을 받아 (영담 스님에 의해) 불교방송에 영입됐고, 박기준 검사와는 통성명을 하거나 부탁하는 사이가 아니라고 진술했다”며 “그럼에도 박기준 검사를 위해 PD수첩에 외압성 전화를 한 것은 박기준 검사와 김영일 사장 사이에 직간접적 연결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법원은 “그 연결고리는 박기준, 김영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담 스님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 내지 의혹을 제기한다고 해서 큰 무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영담 스님은 조계종 총무부장이자 불교방송 이사장으로서, ‘사판에 나왔기 때문에 정치승이다. 정치하려면 최고로 잘해야 한다. 반대계파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확 목을 따야 한다’고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구설수에 휩쓸릴 소지가 적지 않아 보이는 인물”이라며 “따라서 이런 점을 비춰 볼 때 한겨레신문의 ‘김영일 PD수첩 외압 의혹보도’ 이후 영담 스님에 대한 개입 의혹이 제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이 본지 보도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허위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선각 스님은 지난 2009년 12월경 총무원 집행부가 바뀌자마자 대장경엑스포를 이유로 해인사의 토지 매각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 토지매각신청은 전임 집행부가 엑스포라는 한시적 행사에 주차장으로 사용될 예정인 사찰 토지를 매각하기보다는 행사기간동안 합천군에 임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매각 승인 신청을 반려했던 사항이었다. 특히 합천군도 엑스포 행사에 따른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총무원의 임대 제안에 동의한 바 있었다. 그럼에도 선각 스님이 다시 매각 승인 신청을 한 것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조주연수원에 대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본지는 이런 제보를 바탕으로 조주연수원에 대한 부동산등기부 등본 등 관련 자료 확인과 합천군청 관계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의혹을 보도했다. 또 본지는 이후 합천군청이 이례적으로 해인사에 “협의에 의한 토지매입이 안될 경우, 강제수용절차를 이행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 “임대도 가능하다고 했던 합천군이 강제수용으로 급선회한 것은 해인사의 요청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선각 스님, 결과적으로 자신 채무 변제”


이에 대해 법원은 “선각 스님의 의도대로 합천군에 주차장 부지 등을 매각했다면 그 대금으로 조주연수원을 매입했을 것이고, 매각 대금의 규모를 보면 선각 스님의 채무도 모두 변제되는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선각 스님은 총무원의 승인을 받지 못하자 해인사 예산을 동원해 기어이 조주연수원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법원은 “결국 (법보신문) 기사의 예측처럼 자신의 채무부담을 덜어버린 점 등을 비춰보면 위 기사 전체의 맥락상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합천군청이 주차장 부지 등을 강제수용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본지보도와 관련해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일 여지가 없지 않으나 합천군이 예산부족 문제로 주차장 부지에 대해 수용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해도 내심 장기임대방식을 선호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한 이상 이 표현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기사의 표현 방식이나 내용이 언론의 공익적 보도와 비판 기능이라는 정상적 범주를 벗어나지도 않았다”고 판결했다.  
 

특별취재팀

 

사 건 일 지

 

△2009년 9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 ‘해인사, 엑스포 주차장용도 토지 매각승인 신청’ 반려.


△12월 선각 스님, 총무원장 바뀌자 토지매각 승인 재신청.


△12월4일 본지, “해인사, 엑스포 핑계 땅 매각 추진” 보도…“선각 스님 소유 조주연수원 채무 변제용 아니냐” 의혹 제기.


△2010년 1월8일 합천군, 해인사에 토지 강제수용 공문 발송.


△1월21일 본지, “합천군, 해인사 땅 강제수용 파문”…“강제수용에 해인사 요청있었다” 의혹 보도.


△3월 선각 스님, 본지기자 명예훼손 고소.


△4월1일 선각 스님, 창원지법에 3000만원 손해배상 청구.


△4월20일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방송.


△4월29일 한겨레신문 등, “김영일 불교방송 사장이 검찰 메신저 역할” 보도.


△4월30일 본지, “BBS 사장이 PD수첩에 외압”…“외압에 이사장 영담 스님 입김 작용했나” 의혹 보도.


△5월 영담 스님, 서울중앙지검에 본지기자 고소.


△6월14일 영담 스님, 2000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7월 검찰 관계자, “선각 스님 고소 사건 불기소 처분 결정”


△8월2일 검찰, 수사 검사 변경…선각 스님 고소사건 재수사.


△9월30일 검찰, 영담 스님 고소 관련 본지기자 불구속 기소.


△12월31일 검찰, 선각 스님 고소 관련 본지기자 불구속 기소.


△2011년 1월4일 법원, 영담·선각 스님 사건 병합 결정.


△8월8일 불교방송 장모 기자, “검찰에 영담 스님 고소사건 청탁했었다” 양심선언.


△2012년 5월24일 서울중앙지법, 본지 기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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