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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광대청련화엽과 만월의 비유

기자명 법성 스님

달 같은 아름다움 중생의 존경 자아내

이 비유는 ‘제24 묘엄보살품’에 나온다.


“이 때 묘음보살이 저 나라에서 사라져 8만4000 보살들과 더불어 함께 오게 되니, 지나는 나라마다 육종으로 진동하며 모두 다 칠보연화의 꽃비 내리며 백천가지 하늘의 음악 저절로 울리느니라. 이 보살의 눈은 크고 넓은 청련화 잎과 같고, 설령 백천만의 달을 합쳤다고 하더라도 그 모습 아름답기가 저 보살이 더 뛰어나느니라. 몸은 황금색으로 무량 백천공덕 장엄하였고 위덕은 치성하고 광명은 밝게 빛나 모든 아름다움을 다 갖추었고 마치 나라연의 견고한 몸과 같았느니라.”


이 묘음보살의 아름다움과 위덕을 청련화 잎과, 달과, 나라연의 견고한 몸에 비유하고 있다. 눈은 저 크고 넓은 청련화의 잎과 같고, 얼굴은 여러 가지 달을 합친 것보다 아름답고, 몸은 황금색이며, 백천공덕으로 장엄하며, 위덕은 두루 갖추었고, 몸의 강인함은 나라연의 견고함과 같다고 비유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미를 상징하는 4대 미인으로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미인도의 소재로 즐겨 그렸고, 5대 미인에는 조비연이 포함된다.


서시는 춘추전국시대의 미녀로 오나라 부차와 월나라 구천이 싸우던 시기에 살았다. 구천은 패하여 항복하고, 부차의 신하가 될 것을 약속한다. 구천은 미인계를 써서 서시를 부차에게 보낸다. 부차는 서시의 미모에 푹 빠져 국사를 돌보지 않는다. 그 틈에 구천이 공격하여 오나라 부차를 패망시킨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경국지색(傾國之色)이다. 서시는 어느 날 강변에 있었는데 맑고 투명한 강물이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추었다. 수중의 물고기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수영하는 것을 잊고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았다는 이야기에서 서시의 애칭으로 침어(侵魚)라는 말이 생겼다.


왕소군은 한나라 때의 미인이다. 그녀는 흉노족의 왕비가 되었고, 그 덕분에 50여년간 중국은 전쟁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왕소군의 미모에 기러기가 날갯짓 하는 것조차 잊은 채 땅으로 떨어졌다고 하여 낙안(落雁)이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


초선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절세미인으로 용모는 명월과 같았고, 춤과 노래에 출중하였다. 어느 날 저녁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을 때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렸다. 이것을 본 왕윤이 “달도 내 딸의 미모에 비할 수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고 말하여 초선에게는 폐월(閉月)이라는 애칭이 붙게 되었다.


양귀비는 당나라 때의 대표적인 미인이다. 그녀가 화원에 나가서 꽃을 감상하다 무의식 중에 함수화를 건드렸는데, 함수화가 양귀비의 미모에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하여, 수화(羞花)라는 애칭을 얻게 되었다.


중국에서 4대 미인을 대표하는 어휘가 바로 침어, 낙안, 폐월, 수화이다. 그리고 5대 미인에 한나라 황후 조비연이 포함된다. 그녀의 본명은 조의주인데, 몸매가 날씬하고 춤 솜씨가 뛰어나 ‘날으는 제비’라는 뜻으로 조비연(趙飛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한나라 성황제의 총애를 받아 황후의 지위까지 오르게 된다. 조비연은 날씬한 미인의 대명사에 비유되며, 양귀비는 풍만한 미인의 대명사로 비유된다. 여기서 나온 사자성어가 연수환비(燕瘦環肥)이다. 조비연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성황제가 호수에서 선상연회를 베풀었는데 그 때 갑자기 강풍이 불자 춤을 추던 조비연이 휘청 물로 떨어지려 했다. 황제가 급히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다. 춤 삼매경에 빠져있던 그녀가 그 위험한 상황에서도 춤을 추었다하여 만들어진 애칭이 ‘손바닥 위세서 춤을 춘다’는 작장중무(作掌中舞)이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모든 것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외모지상주의’의 부작용도 낳게 된다. 법화경의 ‘광대청련화엽과 만월의 비유’에 나오는 묘엄보살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외모의 아름다움만을 갖추었다는 뜻은 아니다.

 

▲법성 스님
모든 공덕과 덕행도 겸비하였으므로 중생들이 스스로 감탄하고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미(美)에 대해서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비유라 할만 하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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