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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맹구우목의 비유

기자명 법성 스님

사람으로 태어나 불법 만나는 어려움 상징

 

 

이 비유는 법화경 제27품 묘장엄왕본사품에 나오는 것이다.


이에 두 아들 부모에게 말씀드리되 “훌륭합니다. 부모님이시여! 원컨대 곧 운뢰음수왕화지 불소로 가서 친근 공양하소서! 왜냐하면 부처님 만나 뵙기 어려움이 마치 우담발화와 같고, 또한 마치 외눈박이 거북이가 큰 바다위에 뜬 나무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들 과거세의 복이 깊고 많아, 태어나 불법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그래서 부모님은 저희들 출가하는 것을 허락했나이다. 왜냐하면 제불은 만나기 어려우며, 그 시기를 만나기 또한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3000년에 한 번 피어나는 우담발화와 한량없이 오래 사는 애꾸눈 거북의 비유를 통해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애꾸눈 거북은 백년에 한 번씩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쉬고 물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그 바다에는 구멍 뚫린 널빤지가 떠다니는데 그 거북이 바다로 올라올 때 우연히 이 널빤지를 만나 구멍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쉬다가 바다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백년에 한 번 숨을 쉬러 물위로 올라오는 거북이가, 넓은 대해에서 나무 구멍을 만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 비유는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고, 사람으로 태어나도 부처님과 불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을 애꾸눈 거북이 비유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고, 대승경전의 핵심인 ‘법화경’을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숙세의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중한 인연을 만났을 때 열심히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그 가르침 따라 쉼 없이 보살행을 실천할 때 사바세계에서 맹구우목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될 것이다.


요즘 남녘의 아름다운 해안 도시 여수에서는 세계박람회인 엑스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여수에서 3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는 우리나라와 개최지인 여수를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인류의 업적과 미래의 전망을 일정한 주제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과 비전을 제시,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는 경제, 문화, 과학 분야의 종합올림픽에 비유되기도 한다.


세계박람회는 18세기 말부터 프랑스에서 기술진보를 장려하기 위해 국내 산업전시회를 개최하던 것이 각국에 전파되어 1851년 영국에서 최초로 ‘수정궁(Crystal Palace) 만국산업박람회’가 열리게 된 것이 효시이다. 이후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과다경쟁과 참가국과 개최국간의 이해관계 해소를 위해 1928년에 ‘국제박람회조약’을 제정하고, 세계박람회기구(BIE)를 설립했다. 세계박람회기구(BIE)는 엑스포 개최지 결정, 개최 및 참가에 따른 각종 기준을 설정하고 엑스포의 질적인 면을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인정하는 공인 엑스포는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로 나누어진다. 등록엑스포는 5년에 한 번 6주~6개월간 열리는 행사로 개최국은 행사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 전시관을 짓는다. 주제는 광범위한 주제나 전문적 주제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정엑스포는 등록엑스포가 열리는 5년 사이에 한 번 열린다. 명확한 주제를 제시하면서 3주~3개월 정도 열리는 중간 규모의 행사이다.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설하고 참가국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2010년 열린 상하이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이며, 현재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이다.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여수는 통영시 한산도에서 여수까지 이어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보석 같은 해안도시이다. 기암괴석과 동백꽃으로 유명한 오동도와 남해를 굽어보는 절벽 위의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여수 향일암도 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유일한 승군 수군 본부가 있던 호국의 도량 흥국사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조선을 구한 충무공 이순신이 수군을 지휘하던 전라좌수영이 있던 진남관이 여수에 있다. 충무공 당시 이름은 진해루였는데, 그 이후 1599년(선조32년) 통제사 이시언이 진남관으로 명명하였고, 지금은 국보 30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순신 장군은 여수 전라좌수영에서 옥포해전, 사천해전 등 총 10회 출격하여 왜군을 대파하였고 거북선의 첫 출전인 사천해전도 이 시기의 전승이었다.


▲법성 스님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 승군들의 호국 정신이 깃든 한려해상국립공원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맹구우목의 비유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미항에서 세계박람회를 볼 가능성은 쉽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 여수의 아름다움과 호국의 숭고한 정신을 드높이기를 기원해 본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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