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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권주의 한계와 보살정신

10월 11일 미국 의회는 무력사용을 반대하는 국제여론에도 불구하고 1964년 베트남 전쟁수행을 위한 '통킨만 결의'보다 막강한 이라크에 대한 포괄적인 전쟁권을 부시 대통령에게 부여하였다.

베트남 전쟁에서 팍스 아메리카나는 미국의 건국정신과 위배된다 하여 세계 젊은 학생들의 저항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

이제 9·11 테러 이후 아프간 전쟁에 이어 미국은 발리섬의 테러공포 와중에서 두 번째 전쟁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에 의한 세계질서)는 또 한 번의 시험대를 맞이하고 있다.

본래 그들이 추구한 신세계의 꿈은 영토확장과 결부되어 19세기까지 대서양과 태평양에 걸친 대영제국과는 다른 양양국가(兩洋國家)가 되었다.

특히 1865년 노예해방의 남북전쟁은 미국국민의 활력을 충전시킨 시민혁명의 완성을 가져와 1898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 승리의 원인이 되어 쿠바를 보호국으로 하고 푸에르토리코를 영토로 확장하였으며, 하와이·필리핀·괌을 기축으로 태평양 진출의 발판을 구축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럽 민족국가간의 극단적인 대결로 유럽이 세계에서 우월한 지위를 상실한 대신 세계 정치의 이니시어티브는 미국으로 넘어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공업생산고는 세계에서 50%를 상승하는 대제국이 되었다.

미국의 국력은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쇠퇴의 기미를 보였으나 냉전의 해체, 소련의 붕괴를 맞으면서 클린턴 행정부 와해 상승기를 맞이하여 세계전체 인구의 4% 미국은 국내총생산액 세계의 2%, 군사비 36%의 유일 초강국으로서 팩스 아메리카나의 지위를 고수하고 있다.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국 신자유주의의 장밋빛 약속은 퇴색하고 국제질서는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게 됨에 따라 팍스 아메리카는 여유를 잃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테러전을 계기로 압도적 군사력과 도덕적 선명성을 내세워 새로운 팍스 아메리카나의 세기를 굳히기 위한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의 외교와 국방 등 모든 정책을 다시 점검하면서 이 세계 모든 국가에 적과 우방의 이분법적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2만 1000여 개의 미사일과 폭탄을 녹색의 평화가 없는 메마른 아프가니스탄에 퍼부어 1단계 전쟁의 목적을 번개같이 달성한 미국은 그들에게 '악의 축'의 한 국가인 이라크 전쟁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위한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전쟁에 앞서서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힘을 가진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은 지구적인 불평등과 억압이 존속하는 한 테러는 완전 근절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 봄직하다. 미국 외에 다른 나라의 아픔을 이해하는 보살정신으로 관용과 따뜻함으로 세계를 포용한다면 팍스 아메리카는 그 건국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구의 운명을 걱정하는 입장에서 부시 대통령이 불교에서 이상으로 하는 전륜성왕의 정치지도의 지혜를 빌려 테러의 근원을 지구적 빈곤과 탐욕, 억압에서 찾아 소외되고 구조적으로 차별 받고 있는 국가나 집단에 관심을 쏟아 세계적 차원의 경제적 분배와 복지로 공정성을 실천한다면, 지구 공동체는 미국의 덕으로 테러의 공포에서 멀어진 새로운 평화와 공영의 문명사적 단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길은 미국이 테러전에서 승리하고 건국의 이념을 재생·꽃피게 하여 자유 여신상이 본연의 빛을 발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지향하는 절대적 조건으로 지구공동체 성원들이 전쟁에 임박한 미국에 바라는 간절한 희망사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백경남(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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