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서 느끼는 행복은 성적순 아니야"
"인생서 느끼는 행복은 성적순 아니야"
  • 법보신문
  • 승인 2012.06.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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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특별반의 힘든 공부

인생서 느끼는 행복
시험 성적순서 아냐
매사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 말아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는 성적순으로 반을 나눠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진행하는데 저는 상위 특별반에 있습니다. 특별반이 되고 난 뒤 며칠은 행복했지만 날이 갈수록 힘이 듭니다. 특별반 아이들은 공부 잘 하고 생활환경도 좋아서 그런지 자존심이 높습니다. 그런 아이들 속에서 공부하려니 자꾸 위축되고, 내가 제일 못 하는 것 같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무서워서 숨이 막힙니다. 머리가 아프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힘이 쭉 빠지고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래 반으로 내려가자니 불안하고 자존심도 상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성적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느껴집니다. 내가 평소 수학 성적이 80점이었는데 이번 중간고사에서 60점을 받았다면 그건 엄청난 충격이겠죠. 반대로 80점을 받다가 90점을 받았다면 굉장히 기쁠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이 그만큼 엄청나게 달라질까요? 대학시험을 봐서 한 번에 무난하게 합격한 사람과 떨어지고 재수하는 사람이 그때 당시에는 대단히 큰 차이인 것 같지만 긴 인생에서 봤을 때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법시험 합격해서 변호사가 되거나 고시에 떨어지고 공무원 시험 쳐서 일반 공무원이 되거나, 판사와 공무원에 직급 상 차이는 있겠지만 인생 결산할 때 보면 별 차이가 없어요. 불행하게 살 사람이 고시에 붙어서 판사 되고 변호사 됐다고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게 살 사람이 고시 떨어져 공무원 됐다고 불행하게 살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위나 직급이나 재산에는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인생사 기본은 별 차이가 없어요. 작은 일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세요. 큰 틀에서 보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


등수에 얽매여서 공부하지 말고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특수반 성적이 나오면 특수반에서 공부하고 두 번째 반에 들어가게 되면 두 번째 반에서 공부한다, 그렇게 마음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늘 긴장해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과민으로 소화도 안 되고 잠도 못 자고 몸과 마음이 다 병이 듭니다. 등수 몇 등 더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보다 몸이 건강하고 의식이 똑바르고 심리가 안정되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매달려 신경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시험에 붙으면 다행이고, 만약 떨어지면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든지 다시 한 번 더 시도해보면 됩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은 순간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늘 욕심에 매달려서 결과에 연연하면 평생을 괴롭게 살다가 죽게 됩니다.


오히려 중요한 문제는 내가 좋아서, 정말 하고 싶어서 공부를 했느냐는 겁니다. 마지못해 억지로가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한 공부는 나중에 반드시 세상에서 쓰일 때가 있지만 오로지 시험 치기 위해서 한 공부는 시험이 끝나면 바로 없어집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공부냐, 죽을 때까지 사용될 수 있는 공부냐. 자기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면 비록 지금 당장 성적에 반영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는 평생 동안 요긴하게 사용되지만, 욕심으로 성적에 매여서 공부를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입시용이고 일회용일 뿐이지 두고두고 쓰이지를 못합니다. 당장은 좋아 보이지만 그렇게 죽기 살기로 한 공부를 한 번밖에 못 쓰고 버린다면 얼마나 아깝고 비효율적인가요.
그러니까 성적이 잘 나오고 못 나오고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말고 ‘고등학생이 이 정도는 알아야 돼. 상식이니까.’ 이런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는 공부를 하세요. 나는 2등급 반이 목표다, 이렇게 정해놓고 공부를 하면 어떨까요? 1등급에 있고 싶은데 2등급으로 떨어지면 기분이 나쁘지만 내 발로 2등급에 가면 2등급에 있다고 해서 열등의식이 생기지 않아요. 2등급 반에 가기로 결정하면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성적에 매달려 끌려 다니지는 않아도 됩니다.


▲법륜 스님
그러다 만약 성적이 잘 나와서 1등급이 되면 그냥 1등급 반에 다니면 돼요. 내가 노력해서 나온 결과를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러 놀아가며 게으름을 피울 것도 없고 잔뜩 긴장해서 죽기 살기로 할 것도 없고, 편안하게 공부해서 자기 등급 되는 데를 찾도록 하세요.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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